김영랑
[0603] 003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by 김영랑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없는 듯이 앉아
아직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다린다
아무런 생각없이
아무런 뜻없이
이제 저 감나무 그림자가
사뿐 한 치씩 옮아오고
이 마루 위에 빛깔의 방석이
보시시 깔리우면
나는 내 하나인 외론 벗
가냘픈 내 그림자와
말없이 몸짓없이 서로 맞대고 있으려니
이 밤 옮기는 발짓이나 들려 오리라
#1일1시 #100lab
없는 듯이 앉아
달을 기다린다
해가 지는 걸
낯선 이들과 기다린 적이 있었다
엄청 땀 흘리며 한참을 기다렸었다
없는 듯이 기다리지 않아서 인지
머리속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