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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이 되고 싶었던 아이
by 멍작가 Oct 09. 2017

어쨌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건 불가능하다

예전엔 누군가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다니거나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면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래서 혼자 내가 뭔가 실수한 게 있는 건 아닌지 고민에 휩싸이기도 하며 모든 잘못의 화살을 나에게로 돌렸다. 때로는 그 사람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 괜시리 평소에 하지도 않던,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곤 이내 후회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왜 그렇게 스스로 피곤하게 사는 걸 자초했나 싶다. 어차피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제 아무리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기 있는 셀러브리티라 할지라도 정작 그 사람에게 전혀 관심이 없거나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지 않은가. 어쨌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처음 독일에 살면서도 여지없이 그랬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서로 스스럼없이 대하는 이 곳 사람들을 보며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인 난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그래서 나 또한 처음 본 사람들과 더 과장된 소리로 웃고 들썩이며 그들이 날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으로 봐주길 원했던 것 같다. 그냥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지금 내 모습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면 조금 더 편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오랫동안 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지독하게 나 자신을 괴롭히고 혹사시켰다.  

사람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얻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낸, 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다가간다고 한들 결국엔 내쪽에서 먼저 지치거나 분명 상대방도 진심으로 마음을 열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은 부족하고 소심하게 보일지라도 진짜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줬을 때 비로소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내 본모습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내가 좋아하고 날 좋아해 주는 사람들만 진심으로 챙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다. 굳이 시간을 쪼개가며 나와 잘 맞지도 않는, 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일일이 마음 써가며 챙기기엔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없거니와 그렇게 하고자 하는 불타는 의욕도 사라진 지 오래다.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뭐, 어쩔 수 없지' 라고 하며 그 시간에 가족과 친한 지인에게 한번 더 안부를 묻고 얼굴을 마주하며 웃고 얘기를 나누는 걸 택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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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외국계회사마케터를 때려치우고 5년동안 유럽 5개 도시에서의 머무름과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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