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지시 캐나다에서의 삶을 물어보는 분들에게 드문드문 답을 하긴 했다. 그냥 안부를 물은 데에 진지한 답변을 하기도, 안궁금한 내용을 자세히 알려주기도 애매하니... 나도 안부인사하듯 얼버무렸다고 하는 편이 맞는 말일 테다.
캐나다에서 온 지 얼마안되어 캐나다 소식을 물어보는 지인들에게 성심성의껏 답변 했다가 괜한 말 하는 사람이 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대면대면했던 탓도 있다.
지난 9월. 진지하게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카페에서 각 각 2번 미팅을 했다.
한 번은 20대 후반의 싱글. 캐나다 이민을 막연히 꿈꾸고 있지만 주변에 캐나다를 경험한 사람이 없어 두려움이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초1 아들을 둔 지인의 요청. 가끔 모임에서 보긴 하지만 카페에서 따로 만난 건 거의 처음이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나니 영어의 필요성, 향후 아이 삶의 터전에 대한 고민이 짙어진 이유였다.
두 사람과의 미팅에서
- 내가 캐나다 생활 1년~2년을 계획한 계기
- 시기의 선택
- 본인의 경제적 상태 및 필요 자본
- 가기 전 확인해볼 경제/복지 상황(한국 및 캐나다)
- 비자의 종류
- 할 수 있는 일
- 향후 선택할 수 있는 공부와 일
- 자녀(유아부터 고딩까지)들의 생활
등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질문과 답하는 시간까지 약 2시간을 대화했다.
각자의 삶이 소중하기에 타인을 들이지 않은 일대일의 진지한 만남이었다. 절실하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어렵게 얻고 체득한 정보를 성심성의껏 공유해주었다.
두 사람이 정보를 받아들인 후 행보는 달랐다. 20대 싱글분은 내가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번 주부터 관련 준비를 하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었지만, 초등 자녀를 둔 지인은 당장이라도 떠날 듯 말했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대학 때부터 불쑥불쑥 교수님 오피스에 방문하곤 했었다. 타 전공 교수님께 방문에서 관련 직업에 대해 묻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전공을 해야할 지 조언을 들었다. 한번은 로스쿨 교수님을 찾아가 강의준비하시는 시간을 빼앗기까지 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생각하면 철이 없었는데, 그렇게라도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을 나쁘게 여기지 않으셨던 것 같다. (내생각!)
내가 그랬던 사람이기에.. 궁금한 것을 묻고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성심성의껏 대답해 준다. 그 길을 선택할 지 안할 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선택을 하기 전에 충분한 고민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만난 두 명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알 수 없지만, 그 들의 삶에 디딜 징검다리 역할이 되었다면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