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과 육아
저의 사랑스러운 둘째 아이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탈모를 겪고 있습니다.
돌 지나 머리가 우수수 빠질 때는
배냇머리가 빠지는 줄만 알았죠.
하지만
귀여운 빠박이가 된 아이랑
대학병원에 갔을 때
어릴 때 발병할수록
재발이 잦다는 소리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원주택에 이사를 왔죠.
한때 기적적으로 머리칼이 자라
풍성할 때도 있었는데
원형탈모, 다발성 탈모를 겪게 되더라고요.
일단 우리에게 다행은 아이가 아픈 병은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커가며 자존감을 쌓을 시기였어서
한참 걱정을 했죠.
여자 아이라 더욱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도 겪어본 적이 없으니
더더욱 어떻게 교육할 지 까마득 했죠.
아이에게는 얼마나 네가 소중한 존재인지,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많이 느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고
시골학교에서 듬뿍 사랑을 받아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는 큰 문제 없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젠 초 저학년이 된 아이에게
가발을 맞춰주려고 합니다.
안경을 쓰고
보청기를 쓰는 것처럼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주며 말이지요.
어쨌든 지나고보니,
엄마로서는 칠흑같이 어둡던 순간도
절망적이기만 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다보니
닫힌 문 말고, 또 다른 문이 열리긴 하더라고요.
앞으로 사실 어떤 일들이
우리 가족에게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넷이 좀 단단해지고 끈끈해 진 것 같아요.
특별한 질환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나약하지 않게 키우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나는 참 소중한 존재구나, 하고
나만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말이죠.
그 길에 그림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더지의 여름’의 땅을 잘 못 파는 두더지,
‘빨강이 어때서’의 남들과 다른 빨강색을 지닌 고양이,
‘밍키 미용실’의 빡빡이가 된 밍키와 다미,
‘벽 타는 아이’의 벽 타는 아이…
이런 등장인물들과 함께
둘째 아이가 자라났고,
우리 가족이 단단해졌습니다.
마음이 힘들 때,
일상에 지칠 때,
그림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았고
그림책 속 좋은 어른들을 보며
그들의 조언에 가만히 귀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귀한 경험들을
현재 육아를 하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정서적인 도움 말고도
문해력 신장이라는 도움을 전하고 싶어
박사과정에 진학하며
교사로서도 많은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좋은 엄마, 교사, 선배, 동료 등…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힘들 때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게 하고
한 발을 내딛을 수 있게 해준
그림책의 힘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