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봄, 친구들과 매점을 가는 중이었는데
목련나무 앞에서 처음 본 여자 선생님이
"지금 떨어지는 목련이 참 예쁘고, 너희도 참 예쁘다.
내가 너희를 사진 찍어줘도 될까?" 하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목련나무 밑에 수줍게 나란히 섰고,
선생님은 "하나 둘 셋!"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우리 셋에게
며칠 후 인화된 사진을 각각 나눠주셨다.
그 사진은 서로의 앨범 안에 꽂혀있고
우리 셋은 지금도 그때 그 사진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 생각하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신
그날 이후로 마주치지 못했던, 성함도 모르는 고마운 선생님.
우리 셋에게
평생 잊히지 않는 소중한 순간의 추억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