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교육열

한국 부모도 놀란 대학입시 현실

by 형형색색

인도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현지 친구가 말없이 보여준 유튜브 영상 하나.

시끄러운 거리에 수백 명의 학생들이 책가방을 메고 달리고 있었다.

화면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IIT 입시 당일 – 시험장 앞 3시간 전 대기줄.”

나는 물었다.

“그게 뭐길래 이렇게까지 해?”

친구는 말했다.

“이 시험 하나로, 우리 인생이 달라져요.”

그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나는 그날 이후, 인도의 교육이 단순한 ‘학업 경쟁’을 넘어

‘사회적 생존’과 직결된 절박한 전쟁터라는 걸 알아가게 되었다.


IIT – 천재들만의 시험장이 아니라, 모두가 노리는 출구

IIT는 Indian Institutes of Technology의 약자로,

한국의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정도를 합친 상징성을 가진

인도 최고의 공과대학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문턱.

매년 약 120만 명이 응시해, 단 1만 명 남짓만이 최종 합격한다.

그 경쟁률은 100:1을 훌쩍 넘고,

이들 중 상당수는 ‘IIT 입학을 위해 유년기를 포기한 아이들’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IIT 준비반에 들어가

하루 10시간 이상 수학, 물리, 화학을 훈련받는다.

가족 모두가 ‘IIT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구조.

실패하면 인생이 끝난다고 여겨지는 무게감.

한국의 수능도 치열하지만,

인도의 입시는 기회가 한정된 구조 속의 극단적인 경쟁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결을 갖고 있었다.


코타(Kota) – 도시 하나가 입시에 집중된 곳

인도 라자스탄 주의 작은 도시 코타(Kota)는

입시를 위한 도시다.

한국으로 치면 대치동과 노량진이 하나로 합쳐진 느낌.

수만 명의 학생이 이곳으로 이주해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원을 전전한다.

모닝 클래스, 애프터눈 튜토리얼, 나이트 프렉티스.

하루에 시험을 두 번 보는 스케줄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이 경쟁은 때때로 너무나 잔혹하다.

몇 년 전부터, 코타에서 입시 스트레스로 인한 학생 자살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시험에서 떨어지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

나는 그 현실을 보며,

입시의 무게가 개인의 미래를 짓누를 때

그게 교육인가, 아니면 고문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왜 이렇게까지 공부해야 할까?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다.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고용은 극히 불안정하며,

부의 격차는 날로 심화된다.

이 모든 현실을 건너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다리가 ‘좋은 대학’이고,

그 중에서도 정부가 운영하는 명문대는

학비가 거의 없고, 커리어의 방향이 완전히 바뀐다.

그래서 한 가족 전체가 ‘한 명의 대학 합격’을 위해 10년 이상을 헌신한다.

그건 단순히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계층 이동을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과는 무엇이 다를까?

한국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사교육 중심의 다각화된 입시 구조가 있다.

정시, 수시, 비교과 활동, 특목고, 자사고 등

다양한 길이 열려 있기에

경쟁은 치열하지만 어떤 여지를 남긴다.

반면 인도는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구조다.

상위 0.1% 안에 들지 않으면,

다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입시 시스템.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낙오된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부모는 울고 웃는다

하루는 IIM(인도 경영대학원) 최종 합격을 통보받은 친구의 집에 초대받았다.

그 어머니는 내 손을 붙잡고 말했다.

“이 아이가 해냈어요.

이제 우리 집도 삶이 달라질 거예요.”

그 웃음 속엔 기쁨뿐 아니라

오랜 불안, 인내, 헌신이 응축된 울음 같은 감정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밤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아이의 인생을 이토록 고된 레이스에 밀어 넣어야만 하는 현실,

그건 한국이든 인도든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고.



“인도의 교육열은, 단지 높은 것이 아니라

‘절박함’이 녹아 있는 구조다.

한 명의 아이가 대학에 붙는다는 건,

가족 전체의 미래를 다시 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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