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공간 리터러시, 세 갈래의 시선

by 무드온라이프


오랜 시간 공간을 연구하고 경험했습니다.

공간에 관한 글을 쓰면서 제가 바라보는 공간의 결이 세 갈래로 나눠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느새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공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이전과 사뭇 달라졌습니다. 아픈 역사를 담담하게 들춰내 기록으로 남기고, 잊힌 공간을 새로운 문맥으로 재조명하는 변화는 반갑습니다.

우리 전통을 바라보는 외부의 뜨거운 시선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가진 공간의 가치를 스스로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각 위에서 시대적으로 '미유윤창(美遊潤創)'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과 취향을 찾아가는 다양한 시도는 이제 공간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저의 첫 번째 브런치북 <예술의 시선, 공간 리터러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세 갈래의 시선으로 공간을 응시합니다.


예술의 시선이 머문 15곳의 여정은 우리 삶에 건네는 세 가지 묵직한 사유를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 '비워내고'

종묘의 거친 박석에서, 사유원에서 만나는 비움은 여백의 가치를 발견케 합니다. 단순히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내면의 소란을 잠재우고 오롯이 '나'라는 본질과 대면하는 서늘한 시간입니다.

KakaoTalk_20251227_205113987_18.jpg 사유원, 소요헌 필자제공

두 번째 '잇고'

흙의 기억을 품은 토루에서 묵직한 서사를 새긴 서소문까지, 공간은 물리적인 벽을 넘어 과거와 현재, 나와 세계를 잇습니다. 단절된 기억을 연결하며, 우리의 사유를 더 넓은 곳으로 안내하는 통로가 됩니다.

21.jpg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하늘광장 필자제공

세 번째 '되살리다'

버려진 공장과 섬이 예술의 숨결로 다시 깨어나는 현장에서, 낡은 것들이 지닌 생명력을 확인하며 멈춰있던 내면의 활력을 회복하는 법을 배웁니다.

20140723_144532.jpg 나오시마, 지중미술관 필자제공

이 세 갈래의 길을 따라가는 여정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시길 바라며, 공간 리터러시를 시작합니다.

이제, 공간을 읽는 첫 번째 문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