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심

옛날 사람과 현대인의 자만심이 너무도 흡사하다

by 명문식

판중추부사 조경이 어느 양반집에 놀러 갔다.

그 집주인은 늦게 얻은 어린 손자를 너무 귀여워한 나머지 아주 버릇없게 키우고 있었다.

아이는 아무한테나 기어오르기도 하고 곁에 있는 노인에게 함부로 상스러운 욕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주인은 장차 자기 집안을 크게 일으킬 제목이 될 것이라며 아주 즐거워하고 있었다.

이에 조경이 이렇게 말했다.


‘어린아이의 심기는 아직 바르지 못하므로 종아리를 때리며

어른을 공경하게 가르쳐도 받아들이지 않는 일이 종종 있소.

하물며 지금 남을 모욕하는 행동을 즐거워한다면 이것이 이 아이의 버릇을 나쁘게 하는 것이오.

집안에 공경할 사람이 없다고 믿어 나중에 악을 범하는 지경에 이르면 어떻게 하겠소?’

이 말을 들은 양반은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옛날 사람과 현대인의 자만심이 너무도 흡사하다.


다음은 현대를 사는 회사원의 이야기이다.

어떤 술에 취한 회사원이 영업용 택시를 타고 운전기사에게 횡설수설하였다.

‘당신 참 불쌍하오. 하루 종일 운전만 하니 얼마나 힘들고 고단하시오. 그 수입으로는 살기도 어렵지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손님 직업은 무엇인가요?’

‘나는 서울에서도 알아주는 대기업의 회사원이요.’


운전기사는 당당하게 말했다.

‘당신은 정말 불쌍하시오.’

‘당신은 사장의 눈치를 보아야 하며 언제 그만둘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처지가 아니요.

정작 자신의 마음과 행복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도 없지요.

당신은 남의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회사원은 도중에 하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