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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bada Feb 08. 2017

오늘은 정말 그리운 날이야

단상 셋


 오늘은 유독 그때가 그리운 날이야. 하마터면 지각을 할 뻔했고, 아침부터 업무는 쏟아졌지. 무엇 하나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나는 자꾸만 예민하게 굴었고, 아마 그런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함께 예민해졌을 거야.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평소와 달리 아주 마음 편하지 못해 조금 불편했고, 설문조사를 하면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버거는 먹을만했지만 만족스럽진 못했어. 점심을 먹고 간 카페는 마음에 드는 곳이었지만, 맨 처음 친한 동생과 갔을 때와 달리 일과 엮인 사람들과 가니 조금 다른 분위기더라. 여전히 예쁘고 분위기 좋은 곳이었지만 지난번처럼 편하지는 않았거든. 그래도 평소처럼 커피 사진을 열심히 찍었어. 사진을 찍고 라떼를 마시는 일을 난 아주 좋아하니까.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어. 아침에 조금 싫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예민한 날이라 그런 건지, 일이 너무 많아서였는지는 모르겠어. 그냥 오늘은 많이 힘들었고, 그래서 지쳤고, 그래서 그때가 너무 그리운 날이야. 무언가를 잃어도 그때 그곳 그 시간으로, 덜도 말고 더도 말고 딱 그때처럼 그곳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오늘은 정말 그리운 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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