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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bada Apr 06. 2017

비 오는 날

단편: 적 #16


나는 햇살이 만개한 

맑은 날을 가장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비 오는 날을 

싫어하진 않는다.


나는 비 오는 날 

따뜻한 물로 흠뻑 몸을 적시며

오랫동안 샤워하는 게 좋다.


그럼 맑은 날 씻는 것보다 

온전치 못한 것들이 

더 잘 씻겨 내려갈 것만 같다. 


나의 허물과 빗물이 하나로 합쳐져 

날물로 사라지지는 않을까,

그럼 나는 다시 온전해질까,

하는 생각에 더 온 몸을 

천천히 구석구석 씻는다.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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