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려다 노트를 덮는 순간이 있습니다. 커서만 깜빡이는 화면 앞에서 끝내 저장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밤도 있습니다. 그때 마음속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아닌 것 같아.” 포기라기엔 미련이 남고, 도전이라기엔 확신이 부족한, 어딘가 중간에 걸친 말입니다. 문제는 이 중간의 문장이 우리를 가장 오래 붙잡는다는 점입니다. 시작도 완성도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이 문장을 ‘글의 문제’로 오해합니다. 문장이 부족해서 그렇고, 표현이 서툴러서 그렇고, 소재가 별것 아니라서 그렇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글이 아니라 ‘자기 평가’가 앞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쓰기도 전에 자신을 평가하게 되고, 평가가 부정적으로 기울어질수록 글은 뒤로 밀리게 됩니다. 결국 “아직 아닌 것 같아”는 문장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판결이 되기 쉽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글쓰기의 첫 단계는 ‘잘 쓰기’가 아니라 ‘안전해지기’인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많은 성인이 글 앞에서 막히는 이유는 기술 부족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더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의 시선, 비교의 기준, “내 이야기가 가치가 있나”라는 의심이 글 위에 그림자를 드리기 때문입니다. 글이 움직이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움츠러들고, 그 움츠러듦이 결국 ‘작업 중단’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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