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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ᴍ] 봄의 일기 (사월이)

by 달그림자




봄의 시간은 저마다 다르게 흘러가나 보다 이곳과 저곳이 다른 봄일 수 있구나 공간과 시간은 상대적일 수 있구나 그런 나에게도 드디어 봄이 찾아왔다 봄이 왔어 보석 같은 빛을 머금은 개나리들은 반짝거리고 벚꽃들이 수다쟁이가 되는 사월(四月) 만개한 꽃들은 앞다투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겠지만 사실 나는 봄을 마중 나온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올라온 봉오리 녀석들이 더 애잔하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언제부터였을까 봄은 나에게 무척이나 다정한 계절이 되어 버렸다 고작 나무에 꽃이 좀 피었다고 마음이 이리 간질간질해질 일인지 행복하고 충만한 감정이 툭하면 나를 찾아와 이내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든다 겨우내 차갑게 얼었던 아둔하고 가난했던 마음들을 햇살에 널어두고 오늘도 고개를 바짝 들고 봄 내음을 느껴야지 봄을 맞이하는 사람의 모습은 이토록 예쁜 거였구나를 새삼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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