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어 모지민 Feb 01. 2023

momo & more

아침이다 / 벌써?

하염없이 뒤척 저척 / 일어나라

에구구구 삭신아 / 염병 말고 일어나라

눈이 떠지지 않아. 차라리 눈이 멀고 싶다 / 염병 작작 말고 일어나라. 눈에 청산가리 뿌리기 전에

마치 콤마에서 깨어난 환자마냥 이유 없이 손가락 발가락만 꼼지락 쇼 / 낙지 같은 년

작년에 무안 뻘밭에서 죽은 세발 낙지 할래 / 낙지는 힘이나 좋지. 스테미너!!!

난 너무 연약해 /  어, 넌 너무 허약해

왜 아침부터 난리야. 날 내버려 둬 /  어, 냅둘게

도무지 몸이 말을 안 듣는구나. 넌 나의 피로를 알지 못해!!! / 그건 내 알바가 아니야

하루의 시작마저 삐그덕이다 / 우리네 인생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나는 일찌기 일러뒀어

일어나면 뭐 해 / 그래 살아 뭐 해

영원히 자고 싶다 / 이 방은 너의 무덤이 될 것이다

기레? really? / 언젠가는 someday somehow

이 하루에 써야 할 에너지, 슬프지만 나는 턱없이 모자라 / 너는 모자란 모지민

누가 내 가녀린 사지를 거실로 던져줬으면 좋겠다 / 당최 아무도 없으니 스스로 기어가거라

일어날 준비를 수십 번째 마음먹고 있는데 마침 꾹꾹이를 해대는 너 / 애쓴다. 애써

발톱 좀 깎아. 아파 디져 / 난 발톱이 생명이야

덕분에 잠은 깬다 / 냐하하

그래 내 염증난 속까지 긁어라 긁어 / 그래 팍팍 긁어 줄게. 나 긁는 거 전문!

너무 알지. 네가 이 집구석 멀쩡한 가구들 다 긁어놨잖아. 손해배상 청구할 거야 / 난 화폐 따윈 없다

미세먼지로 세상은 세상 뿌옇다 / 뿌연 세상을 똑똑히 보거라

아침이 너무 하잖아. 난 뽀얀 아침을 원해 / 난 너의 기상을 원해!

맑은 하늘 보는 게 참 어려운 세상이다 / 참 더러워 이 세상

말해모해 / MHMH

웬일로 두통은 없고 머리가 맑다 / 다행이다 끼순아

그나저나 오늘 인스타 언팔 몇 명이야. 이럴 거면 애당초 팔로잉 왜 했어 / 힐 신고 쫓아가 밟아 죽여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의 하찮은 클릭짓. 뭘 신경 써. 말아!!! /  옳아!!!

근데 네 물통에는 물이 없구나. 미안 금방 채워줄게 / 내 물 밤새 소리 없이 증발. 마치 너의 철새 같은 팔로워들 마냥 흔적도 없이

나도 저 물처럼 증발하고 싶다 / 염산통에 들어가

하염없이 부어버려 / 하염없이 녹아버려

냄새 쩔겠다 / 뉴스에 나올 예정

죽음으로서 유명해지리 / 유명?

응 famouse!!! /  단명이겠지

고맙다 / 별말씀을

지금 이 순간 커피 너무 땡겨 / 부어라 마셔라

모닝커피 한잔으론 부족해. 더 마시고 싶은데 원두가 없네?  / 인스턴트로 바꿔 돈 들어

돈 아껴야 하는데 허구한 날 쿠팡이야. 장흥 택배 총각 기사님 발에 땀이나 / 총각 아니야. 언감생심 디지버져 DZVZ!!! 택배로 문지방 헐겠다

곡간이고 천장이고 헌 지 오래고 통장 잔고 싸그리 바그리 헐었어. 이게 사는 걸까? / 응

그럼에도 아침 클래식은 참 풍요로워 / 너의 유복한 안식처

아침부터 가사 있는 노래 들으면 대가리 깨져 / 아침은 좀 아침답게 차분하게 정갈하게

맑고 깨끗하고 자신 있게? / 어 클린 앤 클리어

아직도 그 화장품 파나? / 팔아 쿠팡에서

나 쿠팡 와우 됐어. 이제 쿠팡 플레이에서 하는 거 공으로 볼 수 있어 / 돈지랄 작작

인생은 돈만큼 사는 거야. 돈 없으면 거리에 나 앉아야 돼. 네가 돈을 내니 뭐 하니. 넌 세금을 알지 못해!!! / 니씨염뚜!!!

곧 명절이야. 개 무서워 / 명절이면 가족 만나고 좋은 거 아니야?

엄마 아빠 만나는 건 좋은데 형, 누나, 동생, 조카들까지 대체 부담스러워 / 넌 대체 모예민!!!

난 INFJ라서 명절 대체 질색이야 / 인프제와 명절과 대체 뭔 상관. 이 세상에 좋은 게 있긴 한 거야?

글쎄 없는 거 같은데? / 대체 왜 살아

염산통에 들어갈게 / 너의 가녀린 기럭지가 통으로 들어갈 많은 양을 대체 어서 구하려고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 볼게 / 농약은 효과 없나?

농약은 목구멍으로 콸콸 부서야 하는데 / 하긴 디질때까지 시간도 오래 걸려

한방에 가고 싶어 / 멧돼지 때려잡는 저격총이면 끽소리도 못 내고 가는데

결국 일어나 한다는 소리가 죽음이니 / 왜 죽음도 충분히 아름다워

이럴 거면 왜 태어난 거야? / 누누이 말하지만 난 이 삶을 선택한 적 없어

안 되겠다. 오늘 하루 건너뛰어라 / 어 그만 쳐 누울게

염증 난다 / 나도 이러는 내가 염증이나

여하튼 난 오늘 못 나가 / 다리 분질러 줄게. 나오면 디져

“어서 밤이 오너라”라고 기도를 해 본다 / 해는 금방 져. 눈 깜짝할 사이

사이사이마사이 / 숙이숙이마숙이

이렇게 하루를 내동댕이친 나 자신이 쓰레기처럼 느껴져 / 넌 아름다운 쓰레기야. 난 아름다운 고양이

그 옛날 Garbage의 beautiful garbage? / 얼터너티브 디지버져

쓰레기처럼 뒹굴뒹굴 너랑 씨부리는 사이에 어둑해졌네 / 다! 행!

다행을 말하기엔 밤이 되면 참다운 고독이 밀려와 괴로와 / 허벅지 긁어

애처로운 내 안창살 / 긁어! 그저 고깃덩이일 뿐

이러다 진짜 보살 되겠어. 하염없이 거미줄. 흡사 나는야 거미 여인 / 영화 거미 여인의 키스

키스는커녕 뭇 남정네 손도 못 잡아 보고 산지 한오백 년 / 드라마 한오백년

너의 말장난에 속 뒤집어져 / 토해. 나 맨날 헤어볼 토하잖아

피를 토할 것만 같다. 각혈쇼 / 쓸 일 없음 짤라 버려. 싹둑!

앜! 얼마나 아플까 / 다시 태어나는 게 그리 쉽니

그렇다고 그 큰 살덩이를 잘라? / 뭐가 커. 달고 있음 뭐 해. 짤라! 흉해

흉물 /무용지물

나 무서워서 울고 있어 / 눈물로써 피로서 커팅으로서!!!

너는 가위손 scissors lady / 너는 카순이 Cuttting lady

미쳐디져 / 웃겨디져

그래 웃어 / 어 웃고 살자

꺄루루룩 / 끼루루룩

끼룩끼룩 / 꾜로로록

깨루루룩 / 뀨루루룩

마지막은 냐하하 !!!로 마무리 !!!

밤이다 / 벌써?

작가의 이전글 아름다운 하루를 살고 싶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