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100일 달려볼까요?

20230328_작심 28일째_데칼코마니

by 나태리

이틀을 쉬었다. 이대로 달리기 챌린지를 끝내야 하나 고민했다.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발이 아프지 않았다. 옷을 주워 입고 조심스레 뛰기 시작했다. 큰 보폭 없이 걷는 속도였지만 그래도 호수 한 바퀴, 4킬로를 달릴 수 있었다. 아침 해가 서서히 얼굴을 내 비치더니 금세 하늘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은 호수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두 개의 태양이 떠 올랐다. 호수는 항상 주변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마치 도화지에 물감을 짜서 접은 모습의 데칼코마니처럼 말이다.

데칼코마니는 도화지에, 호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무실에도 있다. 중간 관리자가 되니 위에 상사와 아래 직원 사이에서 늘 중간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는 것이 당연한 경우가 많은데, 상사가 나에게 지시하면 기분이 언짢을 때가 많다. 아랫사람이 지시를 따르지 않을 때 부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나 또한 상사의 지시를 거부할 때가 종종 있다. 내가 한 행동은 합리화하며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반대 입장에서 생각하면 고약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번 행동하고 말하기 전에 수평선에 서 보자. 수평선에 서서 진짜 서 있는 나와 물에 비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오해, 갈등 소지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비단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되니 부모의 마음을 알고 자식의 마음도 이해된다. 임대인과 임차인, 갑과 을, 이젠 뭐든 경험해 본 나이가 되니 나와 다른 입장이 이해가 된다.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 데칼코마니를 찍어보자. 도화지가 없다면 텅 빈 회의실에 들어가 칠판도 좋고, 텅 빈 벽도 좋다. 아니 윗 상사에게 할 말이라면, 아래 직원이 나에게 말했을 때 불쾌했는지 기억해 보고, 아래 직원에게 지시할 일이라면 상사가 나에게 지시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그러면 실수를 줄이지 않을까? 달리기도 좋고 데칼코마니도 같이 찍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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