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월칠만원 실험 1]

AI를 믿지 않던 직장인이 Gemini를 구독한 이유

by 월칠만원러


월 7만 원을 AI에 쓰고 있다.

작년까지 나는 AI를 믿지 않았다. 회사 동료들이 "ChatGPT 진짜 편해!"라고 할 때도 속으로 비웃었다. '그거 결국 손봐야 하잖아. 직접 하는 게 더 빠르지.'

그렇게 2024년 한 해를 손으로 다 했다. 기획서도, 보고서도, 이메일도. 백지에서 시작해서 머리 쥐어짜며. 피곤했지만 '이게 맞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매달 7만 4천 원을 AI 구독료로 낸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25년 7월, 무너지기 직전


새해가 밝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12월 결혼 예정이었다. 회사 일도 바쁜데 결혼 준비까지. 예식장, 스튜디오, 스드메, 혼수. 할 일은 산더미인데 매일 야근에 번아웃 직전. 체력은 바닥이고 스트레스는 최고조였다.

그리고 이제야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동료들이 점점 더 여유로워 보였다. 같은 일을 하는데 왜 나만 힘든 거지?

유튜브와 커뮤니티에서도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AI를 비서처럼 쓴다", "업무 효율이 3배 올랐다", "삶의 질이 개선됐다". 솔깃했다. 정말 가능할까?

그때 깨달았다. AI를 안 믿는 게 아니라, 제대로 안 써본 거였다.




8월 초, 리서치의 시작


"한 번 제대로 써보자. 업무 효율을 높이고, AI를 에이전트처럼 활용해서 삶의 질을 개선하자." 결심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결혼 준비 끝나고,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며칠 동안 파고들었다. 유튜브, 블로그, Reddit, 커뮤니티. "AI 도구 추천", "ChatGPT 대안", 실사용 후기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ChatGPT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도구들도 같이 써봐야겠다.




Gemini Advanced, 첫 선택


리서치 중 가장 눈에 띈 건 Gemini Advanced였다. 선택한 이유는 세 가지.

첫째, Google 생태계 연동. 내 업무 환경은 전부 Google이었다. Gmail로 하루 50통, Docs로 문서 작성, Sheets로 데이터 관리, Calendar로 일정, Drive로 파일 보관. 이게 다 연동된다고? 이메일 검색, 문서 요약, 일정 정리. Google 생태계 안에서 AI가 비서처럼 움직인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둘째, Google 검색 기반의 신뢰성. 커뮤니티에서 본 이야기가 있었다. "ChatGPT는 가끔 거짓말을 해. Gemini는 Google 검색 기반이라 더 정확해." 리서치가 많은 업무 특성상 정보 정확성이 중요했다. Google이라는 거대한 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검색하고 답변한다는 점이 신뢰가 갔다.

셋째, 커뮤니티 평가. Reddit과 여러 커뮤니티를 보다 보니 계속 보이는 얘기. "Gemini 요즘 많이 좋아졌어", "2024년부터 성능 확 올랐음", "생각보다 잘 써지는데?" ChatGPT만 쓰던 사람들도 Gemini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2025년 8월 중, Gemini Advanced를 구독했다. 월 2만 원.






처음 며칠, 신세계


"이 문장 영어로 번역해 줘", "이메일 찾아줘", "일정 정리해 줘". 처음에는 간단하게만 썼다. 그런데 쓰다 보니 점점 더 많은 걸 시킬 수 있었다.

시장 트렌드 조사 자료를 정신없이 Sheets에 나열해 뒀는데 정리할 엄두가 안 났다. "Gemini야, 이거 분석해 볼래?" 30분 만에 트렌드 분류, 핵심 인사이트 정리까지 끝났다. 내가 하면 3시간 걸릴 일이었다.

생활에서도 썼다. "종합비타민이랑 글루코사민 먹고 있는데 또 뭘 먹는 게 좋을까? 제품 추천하고 언제 먹어야 효과 좋은지 알려줘." 오메가 3, 비타민D, 마그네슘 추천에 제품별 브랜드, 아침/점심/저녁 시간표까지. 완벽한 비서였다.

출근길에도 활용했다. 영어를 너무 안 했더니 바보가 된 것 같았다. "매일 출근길에 공부할 수 있게 토익, 비즈니스 영어 단어 50개씩 줘."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50개씩 예문, 퀴즈까지 공부했다.

처음 몇 주는 정말 좋았다. Gmail 검색이 이렇게 편할 수가. Sheets 분석이 이렇게 쉬울 수가. 생활 관리까지 이렇게 할 수 있다니. 감탄했다. 편리함에, 효율 증가에.

그리고 욕심이 났다. '더 고차원적인 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획서 같은 것도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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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5-10-17 135536.png
나의 영어 선생님이자, 일정을 관리해주는 비서이자, 식단과 운동 루틴을 짜주는 트레이너. Gemini는 이 모든 역알을 해준다.




한 달 후, 균열


중장기 사업 기획안 작업이 들어왔다. '이런 큰 작업이야말로 AI가 빛을 발하는 거 아닌가?' 기대하며 Gemini를 열었다.

"기획안 초안 작성해 줘. 우리 회사 상황은 이렇고, 목표는 이거야." 초안이 나왔다.

"여기 이 부분 좀 더 구체적으로." 수정됐다.

"아니, 이게 아니라 이런 방향으로..." 또 수정.

"음... 그게 아니고..." 또.

대화가 길어지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히 A 방향으로 수정하라고 했는데 계속 B 방향으로 갔다. '프롬프트를 잘못 짠 건가?' 다시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래도 비슷한 결과.

수정 요청을 거듭할수록. "이 부분만 바꿔줘." 결과물은 이전과 똑같았다.

"수정이 안 됐잖아?"

"죄송합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또 똑같은 내용.

뭐지?

처음 몇 번은 괜찮았는데 대화가 정말 길어지니 점점 맥락을 놓치기 시작했다. 이전에 합의한 내용을 까먹거나, 완전히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 '대화가 너무 쌓여서 그런가?' 새 대화를 시작했다. 또 한참 주고받으니 비슷한 문제.

그 순간 깨달았다.

대화가 정말 많이 쌓이면 내 말을 제대로 못 듣는다.

정리, 검색, 간단한 요약은 완벽했다. 하지만 대화가 길어지면서 계속 수정을 요구하는 복잡한 작업은 한계가 있었다. '초기 기준 설정 문제인가? 프롬프트를 더 잘 짜야 하나?' 여러 번 시도했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고민이 시작됐다. 'Google 연동은 정말 좋은데...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화면 캡처 2025-10-17 140359.png "이 부분 수정해줘", "아니, 이게 아니라....", "그게 아니고... " 대화가 길어지니 내 말을 제대로 못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밤 11시.

퇴근하고 집에 와서.

며칠 동안 또 파고들었다.

"논리적인 글쓰기에 강한 AI는 뭐가 있을까?"

유튜브, 블로그, Reddit, 커뮤니티를 뒤졌다.

세 가지 이름이 계속 나왔다.

Microsoft Copilot.

ChatGPT.

Claude.

각자 특징이 달랐다.


Copilot은 Microsoft 365와 연동된다. Word, Excel, PowerPoint에서 바로 쓸 수 있다. 회사 업무 환경이 전부 Microsoft인데 이거 엄청 편하겠는데?


ChatGPT는 가장 유명했다. 범용성이 좋다. 글쓰기, 코딩, 번역, 뭐든 다 한다. 그런데 내가 필요한 건 '논리적인 글쓰기'인데... 이게 최선일까?


Claude는 논리적 구조화에 특화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대화가 길어져도 맥락 유지", "긴 글 작성 최강", "기획서 작성에 탁월". 정확히 내가 필요한 거였다.


그리고 PPT는?

회사에서 발표 자료 만드는 일이 많은데, AI로 PPT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도 봤다.

Gamma라는 도구. Word나 간단한 텍스트만 넣으면 자동으로 PPT를 만들어준다고? 이것도 궁금했다.


리서치 도구도 눈에 띄었다.

Perplexity. "리서치 최강", "실시간 검색", "출처 명확", "논문까지 검색".

Gemini도 검색은 하는데, Perplexity는 여러 소스를 종합해서 정리해 주고 학술 논문까지 찾아준다고 한다.

'논문까지?'시장 조사하고 경쟁사 분석하는 일이 많은데, 이거 쓸모 있겠는데?


정리가 됐다.


Microsoft Copilot: Office 연동, PPT/Word/Excel
ChatGPT: 범용성, 뭐든 다 가능
Claude: 논리적 글쓰기, 기획서
Gamma: AI로 PPT 자동 제작
Perplexity: 리서치, 논문 검색


다 써보고 싶었다.

'하나만 고르면 되는 건가? 아니면 조합해야 하나?'

고민이 시작됐다.







다음 이야기

다음 편에서는 이 다섯 가지를 직접 테스트해 본 이야기. Gamma로 PPT 만들다 토큰 소진된 후기, ChatGPT vs Claude vs Copilot 삼파전, Perplexity로 논문 검색한 경험, 그리고 일주일 동안 월 7만 원을 쓸지 고민한 과정.


계속됩니다.



[이름/닉네임]
전 AI 회의론자, 현 AI 월 7.4만 원 유저
직장인 × 예비 신랑 × 선택장애
코딩 모르지만 앱 만들고, 점심 메뉴도 AI한테 물어보는 중

"제 시행착오가 당신의 시간을 아껴드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