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자유롭게, 단단하게
자기소개란은 늘 적어내기 어렵다. 저 한 단어가 숨을 턱 막히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생활의 경계에 새롭게 발돋움을 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나는 자기소개를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자기소개란 앞서 말한 자기소개와는 결이 다르다. 몇 문장, 몇 단어로 끝나는 자기소개가 아닌 긴 시간을 공들여 '나'라는 사람을 소개하고 보여주고 간혹 뜻하지 않게 이를 마무리하게 되기도 한다. 결이 다르지만 기능은 똑같다. 기능은 똑같지만, 무게는 다르다.
거북이처럼 느리고 자유롭게, 모소대나무처럼 단단하게.
브런치를 시작하기 위해 적어낸 나의 자기소개는 이러하다. 나의 글은, 나의 인생은 이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담아봤다. 마음에 든다. 아직 온전하지 못하지만, 그래서 내가 나로 살아가기 위해 하나의 지침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를 알아주는 모든 이들이 나를 조금 수월하게 옮겨 담아 볼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길게 글을 써본 적은 오랜만이라, 부담이 생기기 전에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내가 나로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된 하루였기를. 느리고 단단한 글로 채워가야지 거북이처럼, 모소대나무처럼.
그렇게 조금씩.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