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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귀희 Jul 24. 2022

2032년, 17살이 된 너에게 1

늘 나를 꿈꾸게 하는 너에게

사랑하는 우리 딸, 안녕? 엄마야. 생각해보니 우리 딸에게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인것 같아.

지금은 2022년 너는 7살. 아빠 엄마랑 깔깔거리며 노는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7살이야.

친구들앞에서는 조심스러워 해도, 엄마아빠 앞에서는 발가벗고 웃으며 춤추기를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이야기, 친구와 있었던 이야기 등 미주알고주알 말하기를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노는게 좋아서 늘 놀거리를 만들어 준비해서 가는 아이란다. 엄마 아빠가 잠들면 이불을 덮어주고

볼에 뽀뽀도 쪽 하는 사랑스러운 모습도 있고, 짜증이 나면 드러누워버리는 고집스러운 모습도 있어.

엄마는 가끔 머리가 아플 때도 있지만, 그럴때마다 이렇게 생각해.

'이 모습도 크고 나면 볼 수 없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욱하는 마음도 잠시 내려놓게 된단다.

잉잉 우는 모습도 귀엽게 보이고, 말도 안되는 고집도 그러려니 하게 되.


10년이 지난 그때는 어떠니? 17살이 된 너는 아마 엄마인 내가 세상의 전부는 아니겠지.

스스로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엄마아빠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꿈꾸고 있을거야.

연애도 하고 싶을 거고, 친구들과의 관계나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을 나이일거야.

엄마한테 차마 말 못 할 너만의 이야기가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겠지.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하구나.

엄마랑 아빠는 어때? 물론 너에게 좋은 엄마 아빠가 되려 노력하고 있겠지만, 너를 향한 사랑이

걱정으로만 표현되고 있는건 아닌지, 네게 잔소리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네가 엄마아빠 걱정시킬까봐 힘들고 어려운 일은 차마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안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엄마는 네게 정말 친구처럼 뭐든 털어놓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 대화가 잘 되는 엄마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이 일기를 쓰기로 했어.

지금 너의 모습을 기록해 두며 너의 오늘에 감사하기 위해서. 더 나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언젠가 너의 인생이 흔들릴 때, 엄마의 이 마음들이 너를 기적처럼 일으켜 세워줄거야.


사랑하는 우리 딸, 엄마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단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미래의 너도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기를 바랄께.


2022년 7월 24일, 35살의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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