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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동 Aug 27. 2024

글쓰기 F. Fear

감정을 담고 있는 알파벳 키워드로 글쓰기 습관 만들기

두려움

어떤 대상을 무서워하여 마음이 불안하다.


글을 쓰고 누군가 볼 수 있는 채널에 올리는 것은 아무래도 진짜 나를 담기기에는 어려운 조건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두려움에 대해 쓰려고 하니 썼다 지웠다를 너무 반복했다. 그건 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이 뭐라고 그랬을까. 아마도 썼던 이야기들이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두려움이라는 글자가 그랬다. 두려움을 쓰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말인데 최근에 글을 썼다 지웠다 하며 무엇이 가장 두려운지를 생각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격한 일정 속에 찾은 두려움들이 바로 그게 "나"라고 대답했다. 이거였다. 왜냐하면 나는 나를 자주 절벽에 세워둔다.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고 그곳에 두고 끝까지 나를 몰아붙여 결국 보려고 했던 것들을 보게 만든다.


보통 절벽에 서면 감각이 열린다. 감각을 사용하면 몰입하게 되고 몰입은 그 어떤 것들보다 즐겁고 새로운 어떤 것들로 데려다준다. 그 과정에 새로운 세계를 만나 나는 확장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많은 것들에 노출되 그 안에 싫은 것도 고통스러운 것도 정면으로 부딪혀 생살에 상처 내고 피를 철철 흘고 만다.


그래서 이러다 절벽에서 떨어지면 어떡하 하는 걱정이 생겼다.  내가 나를 계속 이렇게 다루어도 되는 것인가 되묻기도 했다. 세계의 확장도 좋지만 너무 날것의 상처들은 나를 너무 괴롭힌다. 괴롭다.


사실 감각을 여는 시간은 늘 불안과 맞닿아 있다. 안정되고 편안한 것들에 감각을 사용하는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 모르는 것. 그래서 불안한 것들에 감각은 주로 사용된다. 과거의 나는 그런 것들이 늘 다음을 알려주었으니까 곁에 두며 사유하길 좋아했는데


헌데 최근에는. 지금은.

좀 많이 고갈되었고 나를 지킬 힘이 부족하다 느낀다. 사실 무엇보다 그게 많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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