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H. Hatred
감정을 담고 있는 알파벳 키워드로 글쓰기 습관 만들기
증오
아주 사무치게 미워함. 또는 그런 마음.
미워하는 마음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관계가 깊은 사람일수록 미움도 커지기 마련이다. 부쩍 미운 마음이 가득 찰 때는 가까웠던 사람들이 조금씩 멀어진다. 내가 가시 돋쳐있기 때문일 거다.
증오에 들어있는 밉다의 뜻은 "모양, 생김새, 행동거지 따위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눈에 거슬리는 느낌이 있다."이다. 어떠한 것이 하나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하면 미워지는 것이다. 그것은 느낌에 가까워서 계속 생각해야 한다. 왜 그 부분이 거슬렸는지를. 그리고 미웠는지를. 미움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은 심적으로 괴롭기 때문에 빨리 떨치고 싶다. 물론 나를 위해서.
최근에 나를 뒤에서 이야기하는 팀원 때문에 두 달 정도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나를 반대편에 두고 이야기하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과정을 알게 되었다. 일종의 따돌림과 같은 거였다. 대표는 어차피 외로운 존재이지만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참 외로웠다. 오랜 시간 지켜왔던 일을 놓고 싶을 정도였고 괜찮지 않은 내 마음이 비틀어져 가는 걸 스스로 알 수 있었다. 뭐랄까. 그 팀원이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혹 내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민감하게 신경이 곧두섰다. 이건 내가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는 거다. 어떤 조치가 필요했다. 그러니까 마음이 지옥이 되어가는 과정. 신경 쓰지 말라는 주위의 말은 참 쉬워 보였는데 잘되지 않았다. 당사자는 나였고 그 사람은 주변에 계속해서 존재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도 증오가 싹텄다.
나는 왜를 참 지독하게 묻는 사람이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어쨌든 지금은 일단락이 되었지만 그 팀원은 내가 왜, 무엇이, 어떻게 미웠길래 그런 행동을 했을까 궁금하다. 여러 차례 물었으나 정확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마음은 과연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