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2009)
브런치 무비패스로 먼저 관람하였습니다.
소리라는도구를 통해 전달되는 감정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우리는 평소에 목을 통해 소리를 내어 입으로 이야기한다. 입으로 사랑을 전달하고, 아픔을 전달하고 각종 정보를 전달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말을 함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쉽게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말 뿐 아니다. 우리는 소리을 내어 노래나 랩을 하여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소리르 아무리 주고 받아도 내 마음이 전달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서 작은 입에서 모진 말을 뱉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우리는 소리로 우리의 감정 대부분을 전달한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당연하게 입을 통해 소리를 낸다. 그래서 평소에 우리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소리 내어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지 못한다.
이번에 재개봉 하는 영화 <청설>은 2009년 대만에서 개봉하여 많은 인기를 끌었던 로맨스 영화다. 영화는 티엔커(펑위옌)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양양(진의함)의 로맨스를 통해 소리를 듣지 못해도, 입으로 소리내어 전달하지 않아도 진심을 전달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대화가 수화로 진행되는 영화 <청설>
두 주인공의 대화는 시종일관 수화를 통해 손으로 전달된다. 이들이 수화로 대화에 집중할 때 배경으로 들려오는 일상의 소리들이 그 대화의 음악이 된다.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소리, 자동차 경적, 바람소리, 누군가가 부르는 노랫소리 같은 일상의 소리들은 두 사람의 수화를 멋지게 일상의 한 부분으로 만든다. 그 소리 속에서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치고 웃는 순간, 그들은 손으로 그들의 진심을 전달한다. 그래서 그 수화로 분주하던 손끝이 짝짝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날 때 관객은 그 대화들이 모두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듣고 말할 수 있는 티엔커는 손으로 말하는 언어인 수화를 과거에 잠깐 배운 적이 있어 청각 장애를 가진 양양과 대화가 가능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언어라는 도구는 편리하지만 각자 소통하는 도구의 형태가 다르다면 그것을 온전히 다시 배워야 한다. 영화 속 티엔커는 상대방과 대화하기 위해 수화 공부에 더 몰두한다. 상대방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온전히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언어를 배움으로서 상대방의 문화와 환경도 같이 이해하게 된다. 어쩌면 두 주인공이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던 건, 그들이 온전히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수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청각 장애인에게도 똑같은 일상, 똑같은 꿈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인도 모두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밥을 먹고, 일을 하고, 꿈을 향해 노력한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일상이다. 주인공 양양의 언니 샤오펑(천옌시)는 장애인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수영선수다. 그를 위해 양양은 현재 옆에 없는 부모를 대신해 언니를 돌보는데, 집안일과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어 빚을 갚으며 온전히 언니를 위한 삶을 살아간다. 양양도 샤오펑도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의외로 그들의 생활은 단순하다. 방 한 칸의 집에서 밥을 먹고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눈다. 그들의 대화도 역시 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누구나 똑같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장애인도 똑같이 꿈을 꾼다는 것이다. 샤오펑의 꿈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이고, 동생 양양의 꿈도 언니가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같이 꿈을 공유하던 자매는 언니의 사고 이후 자신 만의 꿈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 꿈은 언니가 아닌 티엔커와 양양 자신의 손끝에서 시작된 것이고 양양의 꿈은 다시 티엔커와 공유되기 시작한다.
샤오펑이 사고를 당하면서 올림픽 출전이 좌절 되었을 때, 양양은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장애인의 삶을 살아가고, 가족의 누군가가 장애인이라면 누군가는 그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삻을 선택하고 살아가지만 그들도 꿈을 가질 권리가 있다. 영화 속에서 양양은 희생하는 삶에서 잠시 벗어나 언니 샤오펑의 자립을 돕고 자신의 꿈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간다. 그렇게 영화는 모두가 꿈을 가지고 실현해 내야 한다고 이여기 한다.
이 영화는 결말부에 반전이 있다. 그것이 영화의 맥을 다소 끊어놓긴 하지만, 이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희석시키지는 않는다. 청각 장애인을 동등한 입장에서 똑같은 인간으로 그리면서 그들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아름다운 대만의 풍경과 함께 그려낸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소리의 영화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저 스쳐지나갔던 여러 가지 일상의 소리들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담아낸다. 그 소리 속에서 수화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있는 그대로 사랑의 모습이다. 그들이 장애인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하는 아름다운 사랑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