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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빗구미 Nov 23. 2021

평범함의 위대함이 담긴 따뜻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마법의 세계>(2021)


개봉 전 시사회에서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잘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재능을 찾는 과정은 계속 이어진다. 그 무언가를 빨리 찾은 사람들은 그 길을 자신의 길이라 믿고 최선을 다해 그 능력을 배우려 노력하고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그 능력을 이용한 직업을 찾아서 생활을 해나간다. 그 특별한 재능은 한 사람을 특정 짓는 것이기도 하고 그 사람의 삶의 방향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을 찾는 과정은 삶에서 꽤 중요하고 어쩌면 그것을 찾는 과정 자체가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재능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성인이 될 때까지 특별한 무언가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많은 일 중에서도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을만한 일을 찾는다. 그렇게 자신만의 직업이 생기고 그것을 해 나가지만 좋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모습을 동경한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팬이 되기도 하고, 그들과 가까워지고 힘이 되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만의 재능을 찾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모습을 꿈꾸지만 마음 깊숙한 곳엔 열등감이 싹트기도 한다. 그런 나쁜 생각들을 억누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부정적 감정은 겉으로 표출되기보다 안에 쌓여 깊은 감정의 골을 만들기도 한다. 결국 그것을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은 자신 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나가는 것이다.


마법능력을 가진 마드리갈 가족의 이야기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개개인이 각기 다른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는 마드리갈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다. 특히 그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특별한 마법의 힘을 얻지 못한 미라벨(목소리:스테파니 비트리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마드리갈 가족은 할머니 아부엘라(목소리:마리아 세실리아 보테로)가 얻은 촛불의 마법 덕분에 모든 가족들이 각자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마법의 문을 열어 자신만의 능력을 얻는다. 미라벨도 그 시기가 되어 마법의 문 앞에 서지만 그에게는 마법이 주어지지 않았다.



다른 가족들의 능력은 다양하다. 미라벨의 엄마 훌리에타(목소리:앤지 세페다)는 음식으로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언니 루이사(목소리:제시카 다로우)는 힘이 세서 무엇이든 들고 옮길 수 있다. 또 다른 언니 이사벨라(목소리:다이앤 게레로)는 자유자재로 아름다운 꽃을 만들 수 있다. 그 밖에도 날씨를 조절하거나 작은 소리를 잘 듣고, 미래를 보는 등의 능력을 가진 가족들의 모습은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실제로 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마드리갈 가족은 그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마드리갈 가족을 신성하게 여긴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미라벨이 등장할 때, 그의 모습은 그저 밝아 보인다.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마드리갈 가족들이 가진 마법을 하나씩 설명할 때 그의 얼굴은 자랑스러움과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하지만 그가 특별한 마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의 표정은 아쉬움이 가득하고 실제로 미라벨의 표정도 작은 아쉬움이 보인다. 이내 다시 미소를 되찾고 자신의 가족들의 능력으로 충분하다는 미라벨의 말은 그가 얼마나 가족을 사랑하는지 잘 보여준다.


가족 중 유일하게 평범한 미라벨, 그가 가진 감정


<엔칸토:마법의 세계>의 초반, 극을 이끄는 주된 감정은 아쉬움이다. 주인공 미라벨의 입장에서 출발하는 영화는 자신에게 찾아오지 않은 마법에 대한 아쉬움과 약간의 열등감을 천천히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굉장히 낙천적이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그건 미라벨이 가진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과 그가 가진 가족에 대한 사랑의 진정성 때문일 것이다. 애니메이션 중반 이후 미라벨의 행동을 이끄는 건 아쉬움과 열등의 감정이라기보단 가족에 대한 사랑과 염려다.



마드리갈 가족의 집에 생기는 균열과 파괴는 미라벨에게만 보인다. 그 균열과 파괴가 왜 일어나는지, 왜 미라벨에게만 보이는지 같은 미스터리가 이 애니메이션이 가진 이야기의 동력 중 하나다. 이 단순한 미스터리를 적절히 이용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이 애니메이션 안에는 특별히 악당이라고 할만한 사람이나 얄미운 캐릭터가 하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영화적 긴장감이 끝까지 잘 유지된다.  특별한 악당 하나 등장시키지 않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디즈니의 힘이 느껴진다.


애니메이션 초반 관객은 미라벨의 어려움과 아쉬움을 보게 되지만 각 가족 구성원들의 감정과 진심이 드러나게 되는 중반 이후에는 그들이 가진 감정과 고충을 알게 된다. 미라벨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가족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알게 되고, 결국에 할머니가 가진 생각들까지 알게 된다는 측면에서 다르게 보면 가족의 감정을 알게 되는 어드벤처 영화로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결국에는 각 가족 구성원들까지 세세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등장인물 자체가 많다.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지는 캐릭터는 총 12명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등장인물이 많기도 하다. 이들을 보다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각기 다른 색깔로 표현해 가족들의 특징을 뚜렷하게 담았다.  


아름다운 색감과 음악으로 가득 찬 디즈니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무엇보다 <엔칸토:마법의 세계>는 화려한 색감을 가진 영화다. 각 가족 구성원들의 색깔을 다르게 구성한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동물들과 건물들의 색감은 화려하다. 또한 뮤지컬 장면에서 등장하는 폭죽 장면과 축제 모습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디즈니의 다른 애니메이션인 <주토피아> 제작진들이 다시 모여 만든 영화라서 아름답고 화려한 화면이 돋보인다. 또한 이번 영화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6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지점이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뮤지컬 장면과 음악들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기 뮤지컬 <해밀턴>의 작사/작곡/주연을 맡았고, 디즈니 <모아나> OST에 참여한 린 마누엘 미란다가 음악 작업에 참여하여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가 좋은 돌비 시네마에서 관람한다면 더욱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한 가족 구성원들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현대 확장된 가족의 의미로 해석해 볼 여지도 있다. 비록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가족이 될 수 있고, 친구들과도 그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 구성원들 간에도 평범한 사람과 조금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뉠 수 있기 때문에 가족뿐만 아니라 개인의 주변부로 이야기를 확대해도 충분히 공감 갈만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심 캐릭터인 미라벨은 평범한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가 만들어낸 화합과 치유의 정서는 이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어쩌면 이 영화는 평범함이라는 위대한 마법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본 포스팅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되었으며, 내용은 주관적인 의견을 반영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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