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빗구미입니다.
거울 앞에 서면 늘 질문이 생깁니다.
“오늘은 어떤 얼굴로 살아가야 하지?”
세상은 빠릅니다. 한 장의 사진, 몇 초의 영상, 짧은 피드백 속에서 얼굴은 곧장 점수가 됩니다. 예쁘다는 말은 곧장 더 예쁜 기준을 불러오고, 못생겼다는 말은 농담처럼 흘러가지만 오래 남습니다. 외모는 언제부턴가 우리 삶의 통화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진 사람은 쉽게 환영받고, 부족하다고 여겨진 사람은 쉽게 밀려납니다.
〈얼굴〉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말 속에 숨어 있는 폭력이, 〈기기괴괴 성형수〉에서는 끝내 멈추지 못하는 집착이, 〈서브스턴스〉에서는 젊음과 늙음이 나란히 앉아 싸우는 모습이 펼쳐집니다.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언제 얼굴 말고 다른 것을 먼저 볼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외모의 힘이 어떻게 사람을 흔들고, 또 어떤 순간에 무너뜨리는지를 함께 따라가 보려 합니다. 당신은 오늘, 거울 앞에서 어떤 표정을 먼저 떠올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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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세번째
-<얼굴>, <기기괴괴 성형수>, <서브스턴스>
언제 우리는 외모이야기를 하지 않게될까 — <얼굴>
나는 외모에 자신이 없었다. 이상하게 생겼다고 믿었고, 사진 찍자는 말이 나오면 먼저 뒤로 물러섰다. 누가 대놓고 놀린 적도 없는데 혼자 먼저 움츠러들었다. 돌이켜보면 10대때부터 외모이야기가 싫었다. 20대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다. 어찌 해야할지 모르는데, 외모는 신경쓰고 싶은, 그런 아이러니가 계속 나를 감쌌다. 30대가 넘어서야 겨우 나를 꾸미려 노력했는데, 그건 동시에 내가 얼마나 오래 외모에 묶여 있었는지를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안다고 다 고쳐지는 건 아니라서, 지금도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 어색해진다. 그런 나 조차도 남의 얼굴을 조용히 평가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말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렇다. 사회가 만든 게임판 위에서, 습관적으로 손을 잡고 얼굴을 점수로 바꾸는 법을 너무 일찍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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