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의 탈옥
올해도
우리 아파트 앞
황금빛 홍시는
가지 끝으로 하늘을 향해
피난을 간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아줌마들의
집요한 장대 끝을 피하여
배고프지도 않은
여자들의 뱃속에서
방귀로 사라지는 것이
두려워
더러는 촉석루의
논개처럼 지상으로
몸을 던진다
장렬하게
가끔
살아남은 것들은
하늘과 닿은 끝에서
까치밥이 되어
구조 헬기처럼 날아온
이름 없는 새들의
위장 속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배고픈 새들의 방귀가
되어 하늘이 되나니
행복하다.
그것은 홍시가
감나무의 쳇바퀴 숙명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길이나니
어이 탓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