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여름을 낚는 특별한 방법
밴쿠버에서의 여름은 한없이 푸르고 반짝입니다. 그중에서도 짙은 숲과 시원한 호수가 매력적인 골든이어스 주립공원(Golden Ears Provincial Park)은 매년 여름 제가 손꼽아 기다리는 피서지 중 하나입니다.
이 공원은 밴쿠버 광역권 북동쪽, 메이플 리지(Maple Ridge) 근처에 위치하며, 무려 62,540 헥타르에 달하는 광활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울창한 원시림, 계곡물, 그리고 거대한 알루에뜨 호수(Alouette Lake)를 품고 있어 하이킹, 캠핑, 보트,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물놀이까지 다채로운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야생 비버, 사슴, 흑곰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 휴양지입니다.
https://maps.app.goo.gl/zAC8VXtM9cgGjCte7?g_st=ipc
하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라 해도, 여름 성수기에는 일종의 '통과의례'를 거쳐야 합니다. 바로 무료 입장권(Day-use Pass) 예매입니다.
인파 관리를 위해 시행되는 이 제도는, 방문 이틀 전 아침 7시에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광클'하지 않으면 당일권을 획득하기 어렵습니다.
차량 단위(Pass)로 발급되며, 이 바코드를 입구에서 보여줘야 공원에 들어갈 수 있죠.
전일권(All Day)을 간신히 낚아챈다 해도, 그다음 관문은 '주차 전쟁'입니다.
대표적인 호숫가 해변으로는 사우스 비치(South Beach)와 노스 비치(North Beach)가 있습니다.
사우스 비치는 접근성이 좋아 그야말로 '인파'가 어마어마합니다. 뜨거운 여름날, 주차장에 발 디딜 틈은커녕 호숫가에도 여유 공간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반면, 노스 비치로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고 주차장 확보도 쉽지 않지만, 그 수고로움 뒤에는 한결 여유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노스 비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 20분 정도 산길을 따라 들어가면, 우리는 보석 같은 풍경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산책길 진입로에는 지리산 산청 계곡을 연상시키는 맑은 계곡물이 흐릅니다. 얕고 시원한 물이 작은 공간에 머물러 물놀이를 즐기기 딱 좋은 곳이죠.
캠핑 웨건을 '영차영차' 끌며 산책길을 따라 더 깊이 들어갑니다. 거의 목표 지점에 다다를 즈음, 빠르게 흘러내려오던 계곡물은 유속이 빠른 계곡과 호수가 만나는 마지막 지점에서 아주 평온하고 안정적인 수공간을 만들어냅니다.
이곳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골든이어스의 숨겨진 명당입니다.
마치 제주도의 쇠소깍처럼, 투명하고 깊은 물빛은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깊은 곳에서는 산자락을 향해 시원하게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습니다.
물가 양쪽에는 이미 소수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명당을 차지하고 조용한 여유를 만끽하고 있죠.
드디어 도착한 호숫가 해변은 사우스 비치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평화롭고 한적합니다.
호수치고는 바람이 세고 파도가 좀 있어 패들보드를 타려면 방향 선정을 잘해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대자연 속에서 누리는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여름이면, 입장권 획득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주차 공간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했던 경험은 늘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이 멋진 곳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는 없을까?'
그래서 올해부터는 전략을 바꿨습니다. 약 $30 내외의 비용을 지불하고 캠핑장 사이트 중 하나를 당일(Day-use)로 신청한 것입니다.
골든이어스 공원에는 알루에뜨, 골드 크릭, 노스 비치 등 3개의 주요 캠프 그라운드가 있으며 약 400개의 캠핑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 캠핑장 예약은 사실 1년 전부터 해야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만, 취소분이나 당일 자리를 틈새로 노려볼 수 있습니다.
캠핑 사이트 하나를 확보하면,
2~3대의 차량 주차가 보장되어 주차 걱정에서 해방됩니다.
지인들을 초대해 바베큐를 즐길 수 있습니다. (바베큐 장비 챙기는 것은 필수!)
무엇보다 캠핑장에서 연결된 비치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훨씬 더 사람이 적은 여유로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골든이어스에서 멋진 밤하늘의 별을 만끽하며 자연 속 캠핑을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저처럼 하루 물놀이를 하고자 하는 가족에게도 당일 캠핑장 예약을 통한 여유로운 피서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주차 대란과 인파 속에서 벗어나, 자연이 주는 넉넉함을 오롯이 즐길 수 있으니까요.
밴쿠버의 골든이어스에서 당신만의 '황금 시간'을 낚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