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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경없는의사회 Apr 08. 2021

홍역 재확산으로 아이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코로나19보다 전염성이 10배나 강한 홍역

좌) 아동 홍역 환자 트레소르(Trésor)가 어머니와 함께 봄베(Bombe) 보건소를 찾았다. 호흡 곤란과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위중한 상태였던 트레소르는 보소볼로(Bosobolo) 종합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보소볼로 종합병원의 중증 홍역 환자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Franck Ngonga/MSF






최근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홍역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1만 3천 명이 넘는 홍역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홍역 유행이 극심한 콩고민주공화국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사상 최악의 홍역 유행으로 큰 위기를 맞이했다. 2년 사이 46만 명 이상의 아동이 홍역에 감염되었고, 8천 명에 달하는 아동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 75%는 5세 미만 아동이었다.  


당시 국경없는의사회는 홍역이 퍼진 26개 주 중 22개 주에 긴급구호팀을 파견해 바이러스 핫스팟 (집단감염지)을 추적하고, 9만 명의 환자를 치료했으며, 아동 230만 여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했다. 이러한 긴급대응 이후 정부당국이 진행한 추가 예방접종으로 수백 만 명의 아동이 접종을 받고 홍역 환자 수가 크게 감소하긴 했으나, 전파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2020년 8월,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부 장관은 홍역 유행 종식을 선언했다. 



급증하는 홍역 환자


“안타깝게도 2020년 말부터 여러 주에서 신규 홍역 환자가 다시 발생하고 있고, 특히 북 우방기(North Ubangi)와 남 우방기(South Ubangi)에서 높은 환자 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홍역 확산을 억제하고 최대한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에 이동 긴급대응팀을 파견했습니다.”

앤서니 커르고시언(Anthony Kergosien)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대응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12월 남 우방기의 보고세-누베아(Bogose-Nubea) 보건 구역에 팀을 파견했다. 이곳에서 팀이 마주한 의료적 필요는 막대했다. 불과 몇 주 사이 국경없는의사회는 5천 명에 가까운 홍역 환자를 치료했는데, 환자 대부분이 아동이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총 7만 명의 아동에게 예방접종을 시행해 홍역 확산을 억제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인근 북 우방기 주의 보소볼로(Bosobolo) 보건 구역으로 향했는데, 이곳 상황도 매우 심각했다.  


우) 보소볼로 종합병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팀 의사 테오필(Theophile )이 아동 홍역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북 우방기의 보소볼로 보건 구역은 지난 몇 주간 홍역의 영향이 심각했다. 이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구호 팀을 파견해 홍역 환자를 치료하고, 6개월에서 9세 아동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Franck Ngonga/MSF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2월 중순 보소볼로에 도착해 합병증을 수반한 홍역 환자가 이송되는 8 개 보건소와 종합병원의 의료진을 지원했다.  또한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홍역 환자 관리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치료를 감독했다. 특히 중증 홍역 환자 관리에 중점을 두었다.   


보소볼로 종합병원의 홍역 환자 병동 내부. ©Franck Ngonga/MSF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 이후1,200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습니다. 병원의 수용력이 이내 한계에 다다라 우리는 아동 환자를 위한 병상을 늘려야 했습니다. 일부 아동 환자는 영양실조까지 수반한 매우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포스탱 이굴루(Faustin Igulu)
국경없는의사회 보소볼로 프로젝트 책임자


보소볼로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 레이몬(Raymon)과 아버지 브라보(Bravo). 브라보 부자(父子)는 보소볼로에서 3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캅사볼로(Kapsabolo) 마을에서 왔다. 3일 간의 치료 후 레이몬의 상태는 호전되었다. ©Franck Ngonga/MSF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외진 보소볼로 보건 구역의 아동 6만 6천 명을 위한 예방접종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특히 접근이 어려운 외곽 지역에 사는 아동에 초점을 두었다.  더불어 현지 보건 인력을 대상으로 질병 감시(disease surveillance)에 대한 교육을 제공해 홍역 유행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콩고민주공화국의 다른 보건 구역과 마찬가지로 이 지역의 보건당국에 주어진 자원은 매우 한정적이다. 


“지역 보건당국에는 오토바이가 한 대 밖에 없고 그 마저도 고장 난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예방접종 활동을 감독하고 접근이 어려운 지역으로 백신을 운반할 수 있겠습니까? 아주 복잡한 문제입니다.”

포스탱 이굴루
국경없는의사회 보소볼로 프로젝트 책임자


홍역 백신을 냉장 보관하기 위해 필요한 콜드체인(cold chain)이 오토바이에 실려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팀은 오토바이를 이용해 약 180km 정도 떨어진 북 우방기 지역의 보소볼로로 떠날 준비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환자를 치료할 뿐만 아니라 보소볼로 보건 구역 내 6개월에서 9세 아동 6만 6천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Franck Ngonga/MSF


전염성이 강한 홍역


홍역은 기침, 재채기 또는 타액이나 콧물 등 비말 직접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아동 홍역 환자에게는 추후 몇 년 간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홍역이 아동의 면역 기억(immune memory)을 ‘삭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역은 예방이 가능하다. 85%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저렴한 홍역 백신이 있으며,  접종 후 수십 년 간 효과가 지속된다.  

보소볼로 종합병원에 도착했을 때 11세 비비(Bibi)는 위중한 상태였다. 비비는 보소볼로에서 약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둠불루(Dumbulu)에서 왔다. 비비는 합병증을 수반한 홍역을 진단받았고, 즉시 집중관찰실에서 치료받았다. 4일 동안 치료받은 후 상태가 호전되었다. ©Franck Ngonga/MSF


 “딸이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병원에 도착할 당시 딸의 호흡이 가빴는데, 의사들이 딸을 살려주어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리 마을에는 홍역 환자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계속해서 죽어가는데 마을 사람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이제야 이 병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아동 홍역 환자 비비의 아버지  


“홍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전염성이 강한 질병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19보다 전염성이 10배나 강하죠. 이렇듯 치명적인 홍역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퇴치하기 위해서는 2회 접종을 마친 아동의 비율이 전체의 95%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취약인구 등 예방접종 캠페인에 포함되지 못한 인구를 위한 추가 캠페인 또한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합니다.”

앤서니 커르고시언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대응 코디네이터 



끝나지 않는 싸움 


콩고민주공화국의 여러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보소볼로 또한 홍역과의 긴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홍역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국가 차원의 예방접종과 홍역 감시 프로그램은 여러가지 문제로 차질이 있었고, 콩고민주공화국의 출산율은 매우 높기 때문에 매일 신생아가 홍역에 노출됐다. 의료 시스템은 자원이 부족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일관적으로 제공할 수 없었다. 나아가 의료 제공자가 특정 지역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는 지리적 접근성 뿐 아니라 안전 문제 등 고질적인 어려움을 마주했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홍역을 퇴치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가 개선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당장 시급한 것은 홍역 확산을 억제하고 최대한 많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즉각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확산세를 완화하고 생명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북 우방기, 남 우방기, 바스 우엘레(Bas-Uélé)와 마니에마(Maniema) 지역에 팀을 파견해 대응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환자를 치료하고 현지 의료팀을 지원하는 데 있어 우리 힘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급증하는 홍역 환자에 대한 긴급 대응 활동을 확대해야 합니다.”

앤서니 커르고시언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대응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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