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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국 Jul 14. 2023

아침을 여는 소리

 자연에서 하루

초저녁부터 밤이 어떻게 깊어가는지 얕아지는지 모르고 깊은  속으로 빠져든다.  쉬는 것만 빼면 온몸은 나무관속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다를  없다. 낮에 너무 무리했던 모양이다. 제철 만나 왕성하게 자라는 풀들을 뽑아내고 주변 정리를 하느라 있는 힘을  쏟았다.


어느새 아침이 돌아왔는지 알람보다  정확한 소리가 잠든 귀를 깨운다. 피곤한 몸이라고 귀까지  닫힌  아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소리들을 접수 중이다. 등짝은 바닥에  붙었고 머리, , 다리, 허리 모두 같은 느낌이다. 손끝도 까딱하기 싫은 아침이다. 밤이   길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시간이 꼭두새벽이었으면 좋겠다.


꼬끼오 . 꼬끼오 .” 옆집  울음소리는 일정하다. 팔분음표   사분음표 하나 이분음표 하나로 마지막을 길게 빼는 독창이다. 닭소리에 이어 멀리서 “뻐꾹뻐꾹뻐꾸기도  차례 화음을 넣는다. “짹짹 짹짹작은 새소리도 떼창을 부르니  소리도 크게 들린다. 굵고 넓은 저음으로 부엉이 소리도  번씩 끼어든다. 강아지의 “깨갱깨갱징징거리는 소리와 사이사이 굵게  마디씩 “컹컹울리는 어미개소리. “딱딱 딱딱 탁탁 탁탁빠르게 쪼아대는 딱따구리 소리까지. 묘한 음을 한마디  던지고 “퍼드득날갯짓하며 날아가는  새소리. 배경음익이  “졸졸졸졸흐르는 개울물소리. 자발적으로 모여든 자연의 소리가 합창으로 나를 깨운다.


생기 넘치는 자연의 소리에 힘을 얻고 정신을 차려  시나 되었을까. 뻑뻑한 눈으로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 시다. 아침이라고 하기엔 이른 시간이다. 짹짹거리는  작은 새들과 끝까지 꼬끼오 부르짖는 옆집 닭소리는 언제부터 저렇게 목청을 높였을까. 죽은 듯하던 내가 알아채기까지 일찍부터 소리쳐 불렀을 것이다. 이렇게 시골의 아침은 시작된다.


농부들은 아침 서늘할  논둑과 밭고랑사이로 다니며 작물들과  맞춤을 하고 있을 것이다. 도시의 부지런한 사람들은 일터 나갈 준비를 하거나 아침운동으로 산중턱을 올라가고 있을 때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귀한 시간을 가만히 누워서 맞을  없다. 창가 의자에 앉아 유리창 너머 자연에게로 눈을 돌린다. 아침이슬방울이 맺힌 잔디 위로 청개구리  마리 ‘폴짝폴짝뛰어다닌다.


늦게 나타나 “꺄악 꺄악자기 존재를 알리는 까마귀 소리와 옥수숫대를 살짝 흔들고 지나가는 조용한 바람. 동쪽 먼산 자락엔 하얀 운무가 걸쳐있고  뒷배경은 볼그레하다. 지금 해가 떠오르는 모양이다.


여기는 동쪽보다 십분 늦게 해가 뜨고 십분 늦게 해가 지는 서쪽이다. 아침은 조금 늦게 열리지만  지는 시간도 그만큼 늦어지니 동쪽이나 서쪽이나 자연이 주는 혜택은 어디에 있어도 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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