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1만호 공급 논란 / 정중규

by 정중규

용산국제업무지구, '글로벌 허브'인가? '거대 베드타운'인가?

주택 1만호 공급 논란과 올바른 해법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2026.3.6.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주최 : 국민의힘 권영세 국회의원, 서울특별시

- 왠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자체가 취소될 것 같다. 따라서 나 역시 용산주민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에 오래 전부터 관심이 많은데, 용산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오세훈 시장이 다시 당선되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용산국제업무 1만 가구 조성시 글로벌 허브 아닌 거대 베드타운 우려"

“주택 1만 가구는 용산 미래 경쟁력 훼손…‘국제업무기능’ 이 우선”


용산국제업무지구 국회 토론회서 국토부 1·29 대책 성토…인프라 및 교육 난제 도마 위

도시계획 전문가 및 주민들 "주택 확대 신중해야…수량 채우기 위해 밀도 왜곡해선 안 돼"


정부가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1·29 대책'을 두고 진통이 커지고 있다. 주택 물량을 무리하게 구겨 넣을 경우 인프라 과부하와 학교 신설 문제, 그리고 행정 절차 재이행으로 사업이 최소 2년 이상 표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졌다.


특히나 국토부가 영향 평가를 거치지 않고 개발 계획만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는 토지이용계획을 바꾸고 1만 가구 수준의 확대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영향 평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지을 공간이다. 무리한 주택 물량 확대는 국가적 거점 기능을 훼손하는 선택이 될 것이다.”


“해외 주요 글로벌 업무지구도 주택 물량 확보를 중심 전략으로 삼지 않았다.”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공급 토론회에서는 ‘주택 공급 물량 확보’라는 양적 접근에서 벗어나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견인하는 ‘국제업무지구’ 본연의 기능이 우선돼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정재훈 단국대 교수는 뉴욕의 허드슨야드, 파리 리브고슈,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등 해외 사례를 통해 기능 설계 우선 원칙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해외의 성공적인 글로벌 업무지구들은 공통적으로 주택 물량 보다 ‘기능’을 먼저 설계했다”며 “업무·금융·연구 기능을 먼저 배치하고 이후 인프라 확충과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주거 밀도를 조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의 미래는 주택 물량의 숫자가 아니라 서울의 경쟁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백운수 미래이앤디 대표는 주택 공급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백 대표는 “한번 아파트로 채워지면 나중에 오피스로 되돌릴 수 없는 토지의 불가역성을 고려할 때 용도와 물량 결정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업무지구 내에 1만가구를 고집하기보다 용산 전자상가나 캠프킴 부지 등 주변 지역과 연계한 공급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송승현 도시경제와 대표는 균형발전을 위해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업무 중심’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현재 용산의 일자리 수는 강남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강남북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용산은 업무 시설 중심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야 상권이 생기고, 그 상권을 바탕으로 주거가 형성된다”며 “주택 공급을 위해 업무지구의 본질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1만 가구, 미래 잃어버리는 선택”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정부의 1만 가구 공급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오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글로벌 기업 유치와 미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전략 공간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를 조성한다는 방향은 수년간 논의와 검토 끝에 세운 분명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필요성은 공감하나 용산의 전략적 위상 고려하면 무리한 공급 규모 확대는 미래를 잃어버리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 시장은 “1만 가구를 밀어붙이면 학교 신설과 관련 행정 절차에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사업 지연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 “소형 평형 위주의 공급과 1인당 녹지 면적이 40% 감소하는 등 주거의 질이 대폭 하락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양을 늘리는 대신 질을 포기한 주거 정책은 결국 시민의 삶의 질을 빼앗는 결과로 서울시가 키워온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라며 정부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권영세 의원 “1만 가구 강행은 미래 거점 훼손하는 근시안적 행정…주민 목소리 외면도 문제”

토론회를 주최한 국민의힘 권영세 국회의원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견인하고 대한민국 중심부의 지도를 바꿀 핵심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현 정부가 과거 정부의 실패한 공급 대책을 답습하며 용산의 심장부에 1만 가구 주택공급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대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며 서울의 100년 미래를 책임져야 할 핵심 거점 기능을 스스로 훼손하는 근시안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더 심각한 문제는 정책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주민들의 목소리가 철저히 외면됐다는 점”이라며 “지역의 특수성과 주민들의 삶을 헤아리지 않은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도심 난개발과 지역사회 갈등만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주민과 학부모, 청년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김용희 서부이촌동 시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간 사업 좌초로 방치된 빈터 옆에서 숱한 불편을 감수해 왔다"며 "이제 겨우 본궤도에 오르려는데 1만가구 확대로 또다시 2~4년을 더 기다리라는 것은 주민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옥화 학부모 대표는 "현재도 서부이촌동은 주민들은 초등학교가 없어서 불편을 감수하거나 이사를 하는데, (추가로 들어오는) 1만 가구 주민들의 아이들이 남정초, 한강초, 신용산초로 다 버스 통학하면서 다니라는 말이냐"며 통합 교육 캠퍼스 부지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정혁 청년 대표는 "2030년 국제업무지구 완공이라는 약속을 믿고 만들어진 업장에 새로운 4000가구가 추가된다면, 사업 연기로 청년 사업자들의 계획이 무너지고 상권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며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그 이름에 걸맞게 비즈니스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 전후로 이어진 질의응답과 브리핑에서는 1만가구 공급안의 현실성에 대한 날 선 지적이 이어졌다.


가장 큰 쟁점은 행정 절차 지연이다.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각종 영향평가를 거치지 않고 개발계획만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기획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향평가를 다시 받지 않고 주거 비율만 수정하는 '경미한 변경'으로는 8개월가량이 소요되지만, 1만가구로 밀도를 높이려면 토지이용계획을 바꾸고 교통·환경·재해 영향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해 최소 2년 이상 지연된다"고 선을 그었다.


앞선 질의 응답 시간에도 조상현 법률사무소 상현 변호사가 "국토부가 영향평가를 거치지 않고 8개월 만에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묻자, 김 기획관은 "개발계획 변경 없이 1만가구로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40평짜리 3개를 30평짜리 4개로 쪼개거나 15평짜리로 나누는 식의 '평수 줄이기'뿐"이라며 "과연 그런 소형 평형 위주의 주택 공급이 국제업무지구의 본래 취지에 어울리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호수가 늘어나 유동인구와 밀도가 증가하면 상하수도, 도로, 전기 등 모든 기반시설에 부하가 걸리므로 영향평가는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 인프라 확보도 난제다. 김 기획관은 "현재 서부이촌동 학생들은 거리가 먼 남정초등학교로 배정받고 있어 교육청이 학교를 남쪽으로 이전해 주는 대신 국제업무지구 내 부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미 고밀도로 설계된 구역 내에서 새 학교 부지를 내어주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유석연 서울시립대 교수를 좌장으로, 도시계획·주택 분야 전문가와 용산 지역주민 및 인근지역 학부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