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서적(鐘路書籍)은 이렇게 한자로 병기를 해야 내게는 가슴 깊이 다가온다. 반세기도 전인 내 문학청소년 시절부터의 아련한 추억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비록 부산에 살며 우편 주문으로 책을 받아봤지만, 이삼십대 시절은 종로서적 마니아로 거기 흠뻑 빠져있었다. 종로서적의 도서목록책을 마치 성경처럼 늘 간직하고 있었다. 당시 내가 건재상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여윳돈만 생기면 도서목록을 살피며 책을 주문할 생각에 가슴이 들뜨곤 했었다. 유대인 랍비 아브라함 요수아 혜셀의 '어둠 속에 갇힌 불꽃'을 만난 것도 종로서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후 내 인터넷 카페 이름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2016년, 내가 국민의당 최고위원(비대위원)이 되어 서울로 올라와 여의도 주민이 되었던 그 해 마침 종로서적이 부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