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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중규 Jun 20. 2024

3차 세계대전은 반도체 전쟁 / 정중규

삼성전자 515명, 엔비디아 갔다

삼성은 엔비디아서 278명 데려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반도체 업체들의 인력 전쟁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엔비디아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반도체 핵심 인력들을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본지가 채용 플랫폼 링크트인을 통해 분석한 결과, 엔비디아 임직원 중 삼성전자 출신은 515명(링크트인 가입 기준)으로 집계됐다. 반대 경우(278명)의 두 배 가까운 숫자로, 엔비디아로 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인 DS부문 직원 수가 7만4000명 수준으로 엔비디아(3만명)의 2.5배인 것을 감안하면 두 회사 간 인력 이동의 쏠림은 더 심하다. 링크트인 가입 기준을 통해 추정해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엔비디아 출신 비율이 0.4% 수준에 불과한 반면, 엔비디아에서 삼성전자 출신 비율은 1.7%에 달한다.


다만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외 반도체 업체에서는 인력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인텔, 마이크론을 비롯해 대만의 TSMC에서도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 링크트인에 가입한 인텔 임직원 중 삼성전자 출신은 848명인데, 삼성전자 임직원 중 인텔 출신은 1138명으로 더 많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출신 임직원이 205명인 데 반해, 삼성전자에는 마이크론 출신 임직원이 307명으로 더 많다. TSMC 출신 삼성전자 임직원도 195명으로 반대 경우(24명)보다 많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인력 유출이 많은 편이다. 링크트인에 가입한 엔비디아 임직원 중 SK하이닉스 출신은 38명인데, 엔비디아 출신 SK하이닉스 직원은 0명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AI 시장이 확대될수록 HBM 등 AI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 인력이 더 필요하지만 엔비디아 외 다른 회사로도 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SK하이닉스 직원은 111명, 마이크론에서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직원은 8명에 불과했다. 많지는 않지만 TSMC로도 인력 유출이 이뤄졌다. 현재 TSMC 임직원 중 SK하이닉스 출신은 11명이지만, SK하이닉스에는 TSMC 출신이 3명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HBM 등 고성능 메모리 관련 채용을 수시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석·박사급 인력들의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 배출된 반도체 인력들이 국내 기업을 거쳐 해외 기업으로 유출되는 셈이다.


조선일보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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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황제' 엔비디아, 시총 1위 왕관…MS·애플 단숨에 제쳤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기업 엔비디아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 몇 년 전까지 게임용 그래픽 카드를 만드는 업체로 알려졌던 기업이 세계 최대 빅테크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동시에 제치고 뉴욕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이날 3.5% 오른 135.58달러로 마감해 시총이 3조3400억달러로 늘었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주가는 1% 안팎 하락해 각각 시총 3조3200억달러, 3조2900억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시총 1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쓴 건 1993년 회사가 설립된 지 31년 만이다. 장중 기준으로든, 종가 기준으로든 시총 1위에 오르건 이날이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5년 전만해도 시총 상위 20위 안에도 못 들던 기업이다. 2022년에야 시총이 10위 안에 진입했고 지난해엔 시총 5위권이었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170% 급등했다.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가 등장한 2022년 말부터 따지면 9배 이상 폭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99년 기업공개(IPO)로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25년간 엔비디아 주식의 수익률이 재투자된 배당금을 포함해 59만107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가 오르면서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의 순자산은 1170억달러로 늘어나 세계 11위 부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지난 5월 말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10대 1로 주식 분할을 발표한 이후 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랐다.


엔비디아의 성장 발판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AI 칩이다. AI 칩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플랫폼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약 80%를 점하며 지배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주요 기술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엔비디아가 가치사슬 상위에서 포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MD 등이 AI 칩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성능과 소프트웨어 등 AI 플랫폼으로서의 완결성 측면에서 엔비디아가 초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분기(올 2~4월)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액이 266억달러로 전년비 427%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의 약 86%가 AI 중심의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나온다.


반면 지난해까지 전세계 시총 1위를 달리던 애플은 아이폰 판매가 정체되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되며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수년간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면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쳤다는 평가다. 최근 전기차 개발을 포기하고 AI 전략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는 모습이지만 이 역시 AI 앱 활용을 위해 아이폰 판매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사실상 신성장 동력은 부재한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투자해 49%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 AI 시장에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AI 모델 개발과 실행에 적합하도록 투자하는 한편 모든 제품에 생성형 AI 모델을 탑재한 코파일럿 서비스를 선보이고 최근에는 AI 기능이 종합적으로 포함된 코파일럿+ PC를 출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주 펀드인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 ETF(XLK)의 엔비디아 비중 증가도 예정돼 있어 주가가 추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XLK에서 엔비디아 비중은 현재 6%에서 오는 21일 장 마감 후까지 21%로 15%포인트 늘려야 한다. 추가 매입할 주식 규모는 약 100억달러다.


반면 애플은 XLK 내 비중이 22%에서 4.5%로 낮아져야 해 이 펀드에서 110억달러가량 매도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배런스는 엔비디아와 애플 모두 시총이 3조달러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억달러 규모의 매매가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XLK 내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중은 22%에서 21%로 거의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엔비디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따라잡을 만한 회사가 없어 한동안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로젠블라트증권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이날 종가보다 47% 높은 200달러로 올렸다.


웨드부시 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GPU 칩은 본질적으로 기술 분야의 새로운 금이나 석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런 캐피털의 마이클 리퍼트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는 단순히 칩을 파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와 기술 개발 생태계가 독점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뉴욕=박준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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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전 식당서 창업 엔비디아, AI열풍 2년만에 ‘증시 제왕’ 됐다

9세에 美 이민 ‘대만출신’ 젠슨 황… “AI전쟁서 유일한 무기상” 평가

챗GPT 등장으로 AI시대 도래… AI칩 판매 힘입어 시총 3조달러

MS-애플 단숨에 제치고 세계 1위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식당 ‘데니스’. 서른 살 반도체 엔지니어 젠슨 황은 또 다른 엔지니어 크리스 맬러카우스키, 커티스 프림과 머리를 맞대고 앉았다.


“컴퓨터에서 어떻게 3차원(3D) 그래픽 게임을 구현할 것인가.”


두 아이의 아빠였던 황은 곧 컴퓨터 게임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봤다. 실감나는 게임을 만들어줄 화려한 그래픽이 가능하도록 빠른 연산에 특화된 칩, 훗날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이름 지은 ‘꿈의 칩’을 만들기 위해 이들은 식당 구석에 회사를 차렸다. ‘부럽다’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나온 엔비디아의 시작이었다.


31년 뒤인 1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 대비 3.51% 오른 135.5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3조3350억 달러까지 뛰면서 마이크로소프트(3조3173억 달러)와 애플(3조2859억 달러)을 단숨에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 오픈AI 창업 전부터 “AI 온다”


대만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부모 없이 미국에 살던 삼촌 집으로 이민 ‘보내진’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데니스에서 창업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15세 때 데니스에서 설거지와 서빙 ‘알바’를 해 익숙했고, 리필되는 커피가 쌌다.


가난한 이민자였던 황 CEO는 이제 포브스 집계 기준 순 자산이 약 1170억 달러(약 161조6000억 원)로 세계 부자 순위 11위가 됐다. 1년 만에 주가가 세 배 뛰었고, 2년 전 시총 4000억 달러 안팎에서 3조 달러 이상으로 10배 가까이 뛴 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증시 역사상 가장 빠른 부상”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부상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으로 ‘AI 시대’가 도래한 덕이다. 구글, MS,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수조 원대 AI 개발에 나서며 엔비디아의 AI 칩을 마구 사들이니 매출과 이익이 급등하고 있다. AI 가속기로 불리는 특화 칩 시장을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매출총이익률(마진율)은 78% 수준이다.


역으로 엔비디아 덕분에 챗GPT 등장이 가능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 고위 관계자는 “2018년 GPT 모델이 개발되기 훨씬 전부터 황은 AI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1993년 ‘데니스 결의’ 이후 GPU 시장을 석권한 황은 2000년대 중반 대학원생들이 엔비디아의 GPU를 연결해 컴퓨팅 성능을 높이는 것을 보고 슈퍼컴퓨팅의 미래를 봤다고 한다. 엔비디아 칩으로 슈퍼컴퓨팅을 가능케 하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쿠다’를 2007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월가는 ‘돈 되는 게임용 칩만 만들지’였다.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에 쿠다 출시 이후 2008년 말까지 엔비디아의 주가는 70%나 하락할 정도였다.


● “AI 전쟁의 유일한 무기 거래상”


황 CEO의 비전은 결국 AI 학계 천재들과 만나 빚을 발했다. 2012년 딥러닝의 대부 제프리 힌턴 교수와 그의 제자이자 오픈AI 수석 과학자였던 일리야 수츠키버가 엔비디아 칩을 이용해 딥러닝의 가능성을 세상에 내보인 것이다. 학계에서도 소수 괴짜 취급을 받던 AI가 실리콘 밸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던 순간이었다. 이후 2015년 오픈AI가 창업됐고 2023년에는 챗GPT 열풍이 불며 엔비디아를 시총 3조 달러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뉴요커는 “AI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엔비디아가 유일한 무기 거래상”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앞서 컴퓨터 게임의 미래를 내다보고, 여기서 번 돈으로 AI 시대를 앞당긴 배경에는 황 CEO의 리더십이 있었다. 엔비디아는 개방적이고 소통을 중시하는 문화로 특히 유명하다. 올해 3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행사 현장에서 만난 한 엔비디아 관계자는 “회사에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젠슨 황이 찾아와 질문 폭탄을 던져 괴롭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뉴욕=김현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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