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나는 늙어가지만, 내 돈은 점점 젊어진다

‘김알바'에게 내 월급의 절반을 이식하다

by 묵직한 다람쥐

월급날, 10분간의 신성한 이식 수술

"징-."

매월 25일, 책상 위 휴대폰이 짧게 웁니다. '급여 입금'.

직장인에게 한 달 중 가장 도파민이 터지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숫자를 감상할 틈이 없습니다. 곧바로 앱을 켭니다. 그리고 입금된 금액의 정확히 50%를 뚝 떼어 증권 계좌로 이체합니다. 망설임은 없습니다. 딱 10분 컷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저축이 아닙니다. '이식(Transplant)'입니다. 현실의 내가 한 달간 갈아 넣은 피 같은 에너지를, 사이버 세상의 분신 '김알바'에게 수혈하는 의식입니다.


1. 나의 든든한 파트너, '김알바'를 소개합니다

제 이전 글들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자산에는 인격이 있습니다. 이름은 '김알바'.

이 녀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제가 회사에서 상사에게 깨지고, 회식에 끌려가고, 주말에 뻗어 있을 때도 묵묵히 24시간 일하는 '제3의 존재'

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김알바는 아직 '주말 카페 알바' 수준입니다. 월 소득(배당금)이 약 80만 원. 딱 그 정도의 몫을 합니다.

기특하긴 하지만, 이 녀석이 벌어오는 돈만으로는 서울에서 숨만 쉬기에도 벅찹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이 녀석을 카페 알바에서 '대기업 정규직(월 300만 원 이상)'으로 승진시키기로.

그러려면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압도적인 자본(경험치) 주입입니다.


2. 50%의 법칙: 궁상과 품위 사이의 황금비율

왜 하필 절반일까요?

70%를 넣어보니 현실의 제가 말라죽을 것 같더군요.

친구와의 맥주 한 잔에도 손이 떨리는 건 '팀장'의 품위가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30%는 김알바의 성장 속도가 너무 더뎌 답답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찾은 저만의 황금비율이 바로 50%입니다

본캐(김팀장): 적당히 아껴 쓰며 품위를 유지하는 수준.

부캐(김알바): 매달 눈에 띄게 근육(자산)이 붙는 수준.


절반이 숭덩 잘려 나갈 때면 잠시 허탈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알바의 '체력'이 올라가는 걸 보면 이내 안도감이 듭니다.

"나는 늙어가지만, 너는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


3. 국경 없는 자산 확장 : 미국에서 월세를, 강남에서 차 값을

수혈된 자금은 김알바의 '영토'를 넓히는 데 즉시 투입됩니다.

저는 시장의 등락을 점치지 않습니다. 그저 시장가로 사 모을 뿐이죠.

김알바는 인간의 '본성'을 수익화하는 전략을 씁니다.


첫째, 인간의 '귀차니즘'에서 나오는 월세 (PSA)

저는 미국 땅 주인은 아니지만, 리츠를 통해 창고주 노릇을 합니다.

미국인들은 짐을 맡겨두고 귀찮아서 좀처럼 빼지 않습니다.


그 '게으름' 덕분에 매달 꼬박꼬박 창고 사용료가 입금됩니다.

누군가의 귀찮음이 나의 월급이 되는 순간, 묘한 쾌감이 느껴집니다.

둘째, 사람들이 사랑하는 명품과 커피에서 나오는 '배당' (SCHY)


미국 기업뿐만이 아닙니다. SCHY를 통해 유럽의 명품 기업 지분도 털어옵니다.


• 독일 벤츠(Mercedes-Benz): 강남대로에 나가보면 '벤츠 E클래스'가 택시만큼이나 많이 보입니다.

먼 땅에서 벤츠를 사랑해 줄수록, 독일 본사의 주주인 저도 행복합니다.


• 스위스 네슬레(Nestlé): 회사 탕비실마다 놓여있는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

우리가 점심 먹고 무심코 내리는 그 커피값의 일부도 스위스를 거쳐 제 배당금으로 돌아옵니다.


사람들이 대기를해서 외제차를 사고, 매일 커피를 마시는 한.

지구 반대편의 기업들은 돈을 벌고, 매년 저에게 주는 배당금(연봉)을 올려줄 겁니다.


4. 2인 1조의 생존기

서울살이 8년 차, 혼자였다면 벌써 지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게는 '김알바'가 있습니다.


내가 잠든 사이에도, 지구 반대편 미국 시장에서 창고 임대료를 받고

벤츠, 네스프레소 커피를 팔고 수금해 오는 녀석.

아직은 카페 알바 수준의 귀여운 월급을 가져오지만,

언젠가는 저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아올 '미래의 에이스'.


그날이 올 때까지, 저는 기꺼이 제 월급의 절반을 떼어줄 겁니다.

우리는 2인 1조 팀이니까요.


여러분의 월급날은 어떤 모습인가요?

혹시 들어오자마자 스쳐 지나가는 '로그인 기록'에 머물고 있진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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