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일

by 엽서시

네가 없이도 나는 간다

노를 젓지 않아도

물은 흐르니 나는 간다

독한 일이다


너도 가고 있다

세상은 또 움직이고

그 위에 떠서 너도 가고 있다

독한 일이다


뒤돌아 보면

움직이지 않는 것은

내가 너를 밀어냈던 것

그것뿐이다

너는 가만히

배 위에 서 있었다

배 위에 서 있는 네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

멀어지고 나서

나는 손을 흔들었다


어디론가 간다

나도 어디론가 가고

너도 어디론가 가고 있다

노를 내려놓아도

멈추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 것은

내가 너를 밀어냈던 것

그것뿐


닿지도 보이지도 않는 그대여

네가 없이도 나는 가고

내가 없이도 너는 가고 있다

이 얼마나 독한 일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