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일기
8월은 친구들과의 모임이 유난히 많았던 달이었다.
고등학교 기숙사 동기, 학군단 동기, 대학교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계곡과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집 근처에서 술잔도 기울였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인 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중 가장 많이 나온 주제는 다름 아닌 내 결혼생활이었다.
“네가 어떻게 결혼을 했냐.”
“아내분이 너한테 약점 잡힌 게 있냐.”
“내 어디가 좋아서 결혼을 한 거냐.”
친구가 아니었다면 다소 불쾌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지만, 나는 오히려 즐거웠다. 어쭙잖은 가식보다는 솔직한 농담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결혼은 하고 싶지만 연애는 번번이 실패한다’는 친구들의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첫째, SNS에서 벗어나라. 그곳에 나오는 여자들은 현실에 없다.
둘째, 장점은 때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옷 잘 입는 여자가 이상형이라면서도 경제적인 여자를 찾는 친구에게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 또한 솔직한 모습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다. 연애와 결혼은 완벽한 조건을 찾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아내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이지만, 가끔 끈기가 부족하다. 반대로 나는 한 가지에 몰입은 잘하지만 다른 부분에는 신경을 쓰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살아간다.
결혼을 통해 내가 배운 건 단순하다.
한 사람의 단점이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힘이 될 수 있고, 서로의 장점은 함께할 때 더욱 빛난다는 것이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불완전함을 품어주기에, 우리는 매일 조금 더 단단해져 간다.
결국 부부란, 끝없는 타협이 아니라 끝없는 이해와 사랑으로 이어지는 길임을 나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