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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의 먼지 Dec 09. 2023

My favorite thing.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좋아하는 영화 TOP5위 안에 항상 들어가있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My favorite thing.

천둥 번개 치는 날 무서움에 가정교사의 방에 옹기 종기 모인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면 두려운 것도 나쁜 기분도 달아난다고 좋아하는 것을 떠올려 보자고 하는 내용의 노래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친구의 부모님이 영어공부하라고 사주셨던 비디오를 함께 봤었는데 그 때의 충격이란...


 Raindrops on roses and whiskers on kittens

(장미 꽃에 맺힌 이슬과 아기 고양이의 수염)

 Bright copper kettles and warm woolen mittens

(반짝 빛나는 구리 주전자와 따뜻한 털장갑)

Brown paper packages tied up with strings

(끈으로 엮은 갈색의 종이상자)

These are a few of my favorite things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거죠)

Cream coloured ponies and crisp apple strudels

(크림 색의 조랑말과 바삭한 사과파이)

Doorbells and slaybells and schnitzel with noodles

(초인종과 썰매방울, 그리고 국수가 들어간 슈니첼)

Wild geese that fly with the moon on their wings

(반짝이는 달빛을 날개에 받으면서 날아가는 기러기)

These are a few of my favorite things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거죠)

Girls in white dresses with blue satin sashes

(새하얀 드레스에 파란 새틴 띠를 두른 아가씨)

Snowflakes that stay on my nose and eyelashes

(눈과 코에 머무는 눈송이)

Silver white winters that melt into springs

(봄을 앞두고 녹아내리는 은백색 겨울)

These are few of my favorite things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거죠)

When the dog bites, when the bee stings, when I'm feeling sad

(개에게 물렸을 , 벌에게 쏘였을 때, 내가 슬퍼졌을 때)

I simply remember my favorite things and then I don't feel so bad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면 우울한 기분이 사라져버려요)



 <빨간머리 앤>의 앤이 자라서 마리아 같은 선생님이 되지 않았을까?

따뜻하고 엉뚱하고 사랑 많은 부분이 많이 닮아있다. 내가 되고 싶던 어른도, 만나고 싶던 어른도 마리아였던건 아닐까? 흠.. 나 좀 더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영향인지 어릴때부터 좋아하는 것들이 확실했고 많기도 했다. 물론 좋아하는것의 영역이 넓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좋았던 것들이 싫어지고 새롭게 좋아하는 것들이 나타났다. 그것은 조금씩 바뀌다가 한 순간에 정 반대의 취향으로 가기도 했다. 키치함이 나를 지배하던 때가 있었고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움이 취향일 때도 있었다. 어차피 사람의 세포도 주기적으로 생기고 탈락하고의 반복이라서 인간은 계속 새로 태어나는거라던데 취향이 바뀌었다고 내가 아닌것은 아니다. 뽀로로 좋아하던 아기들이 로보카폴리로 넘어간다고 큰일나는게 아닌것처럼. 그러고 보니 저 꼬맹이들 대단하다. 노래중 좋아하는 것들을 돌아가며 하나씩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주저 없이 외치는거 보면!


 "내가 좋아하는게 뭐지?"라는 질문이 화두일 때가 있었다. 유행처럼 번지던 "좋아하는 일"을 하라던가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라던가 하는 것들 때문에 경쟁사회에서 앞만 보고 달리던 사람들은 이제 좋아하는 것까지 경쟁을 해야 했다. 남들이 모르는것, 희귀한것을 골라 <이게 내 취미/취향>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 나도!나도! 하는 식이었다. 진짜 내가 좋아하는 마음은 중요하지 않았고 새롭고 자극적이고 자랑 할 만한것들만 가득한 세상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것에 심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게 많으면 나는 심리적으로 도망칠 곳이 많아 유리하고 새로운걸 경험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나는 "아 너무 좋아!" "진짜 좋아!" "오~좋다!"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그렇게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진짜 좋은 것들을 발견 할 수 있어서 좋다. "별론데"라는 말보다 훨씬 듣기도 좋고 내 기분도 좋다. 좋다는 말 한마디 하는게 손해 볼 건 없다. 작은 행동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포함 될 수 있다. 뜨거운 커피를 유리잔에 따라 마시는걸 좋아한다. 따근한 온기가 유리잔 전체에 퍼지고 커피가 닿지 않는 부분은 적당한 온도가 되어 기분 좋게 잡을 수 있어서. 햇볕 쬐는걸 좋아한다. 한국식 인테리어를 좋아한다. 할머니네 집에 있던 자개장, 나무 문갑, 놋그릇, 한옥 같은것. 공포 영화/ 좀비영화 좋아한다. 그래서 흐린날도 좋다. 공포영화 보기 딱 좋거든. 머그컵 가득 뜨거운 차를 담아 산책하면서 마시곤 한다. 나열하자면 끝이 없는데 그리 대단한 것들은 아니다. 기분 좋게 해주는 것에 마음을 열어보자.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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