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해주는 사람

by 머머씨

비 오는 날.


천막 창고 입구에서 잠깐 짬이 나서 비를 피했다.후덥지근한 바람이 은은하게 불어왔고 젖은 박스 특유에 골판지의 찌린내는 코끝에 맴돌았다.

그때 초보(?) 신입 기사 한 분이 좁은 공간에서 쩔쩔매며 트럭을 후진시키고 있었다. 우리 공장은 상하차 공간이 굉장히 협소하다. 바퀴는 자꾸 경계선을 넘어가고 후진 소리는 유난히 날카로웠다.

멍하니 그 모습을 보다가 무의식적인 오지랖으로 손짓을 하며 방향을 알려줬다. 겨우 자리 잡은 그가 창문을 내리고는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소리쳤다.

그 순간 나만 아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 장면이 마치 인생 같았다.

누구나 처음엔 방향을 못 맞춘다. 중요한 건 실수 없이 가는 게 아니라 엉뚱한 쪽으로 기울었을 때 옆에서 한 번쯤 손짓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긱이 문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