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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호 Jan 21. 2017

참여정부, 그리고 미래의 정부

단언하겠다. 참여정부는 해방 이후 우리가 가져본 대한민국 사상 최고의 정부다.


물론 어떤 사람은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가 좀 더 훌륭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양쪽 정부의 수반인 김대중과 노무현을 비교해 본다면 김대중이 더 훌륭한 정치인이라는 판단은 할 수 있다. 나 또한 그 판단, 김대중이 더 훌륭한 정치인이었다는 판단에 동의한다.


그러나 김대중은 노무현에 비해 더 힘든 상황에서 정권을 잡게 된다. IMF 직후였고, 정권은 사실상 연합정권의 형태였다. 김종필은 국민의 정부 내내 김대중을 괴롭히게 된다.


IMF 체제를 벗어나기 위해 김대중은 무리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하게 되고, 또 기업의 해외 매각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제적인 압박은 민주주의를 강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개혁 작업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굉장히 많은 좋은 변화가 국민의 정부 시절 이루어졌다. 대표적으로는 기초생활보호 제도가 만들어졌다. 노동계와의 대타협이 있었고 전교조가 합법화되었다. 그 밖에도 이루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크게 신장되었다는 것,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심지어 참여정부의 리더 노무현조차도 자신이 무슨 새로운 정책을 하려고 스터디를 해 보면 이미 국민의 정부의 손길이 닿아 있더라는 소감을 얘기할 정도로 다방면에 다양한 질적 변화를 추구했고 성공한 것이 국민의 정부였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게 된다. 일단 운이 좋았다. 이 또한 국민의 정부와 김대중의 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참여정부에는 김종필 같은 존재는 없었다. 초반에 탄핵이 시도되었지만, 오히려 그 역풍으로 국민의 정부에서는 꿈도 못 꾸던 과반의 여당이 존재하는 국회를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이런 좋은 상황이라면 참여정부는 더 높은 성과를 올렸어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환경에서 일을 시작한 것이다.


무리수도 많았고, 실패도 많았지만,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참여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크게 신장시키는 작은 정책들을 많이 구사했다. 원하는 만큼 구현되진 못했어도 김대중이 시작한 지방자치는 참여정부에 와서 큰 폭으로 발전했다. 지자체에서 받질 못하겠다고 손사래를 칠 정도로 많은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되었고, 공무원들은 중앙 지방 가리지 않고 해방 이후 최고로 활력에 넘쳤다.


복지예산 비율은 역대 그 어느 정권에서보다 빠른 속도로 높아졌고, 실질적인 국방력 상승을 위한 투자가 벌어졌고, 언론의 자유나 사법부 독립 등의 민주적 가치들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할 만큼은 했다고 인정한다. 잘 했다. 좋은 정부였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굉장히 많은 비판적 평가에 직면하게 된다.


왜일까? 제일 잘한 정부가 왜 비판할 거리가 그렇게 많았을까? 답은 하나다. 기대 수준이 그만큼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최대 실책은 양극화 문제의 대두에 있다. 그 전에는 그런 문제를 인식조차 하지 못했었다. 어차피 모두 가난했던 시절이나, 급성장하던 시절에는 양극화 문제 같은 건 외국의 걱정이지 우리의 몫은 아니었다는 점, 기억해야 한다. 참여정부는 새로운 문제인 양극화 문제를 예측하고 미리 막을 정도로 능력 있는 정부는 아니었다.


부동산 관리 실패 문제, 국민의 정부에 이어 신자유주의 기조를 강화했다는 문제, 미군 주둔의 문제, 파병의 문제, 뭐 한도 끝도 없다. 그 모든 참여정부의 실책을 실책이 아니라고 우겨선 안된다. 참여정부가 비록 역대 최고의 정부였지만, 무수히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 현실이다. 역설적으로 참여정부가 그만큼 역할을 다 했기 때문에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이제 물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발전의 과정”이다.


참여정부가 이렇게 잘못을 많이 했으니 좋은 정부가 아니었다고 우기지 말자. 국민의 정부와 비교해서는 어떨지 몰라도 그 앞의 모든 정부에 비해선 확실하게 훌륭한 정부였다. 박정희 정권에게 지방자치의 문제를 지적할 것인가, 아니면 전두환 정권에게 소외계층에 대한 보호 문제를 물을 것인가.


반대로, 그 모든 실책을 부정해가면서 참여정부는 완벽한 정부였다고 우기지도 말자. 참여정부, 국민의 정부 이전의 대한민국과 지금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국가다. 박근혜가 그걸 모르고 칠십 년대 스타일로 행동하다가 쪽박을 찬 거 아닌가? 시대는 변했다. 그렇게 시대가 변한 만큼 우리는 정부, 정권에게 더 많은 걸 요구하게 되는 거고 가치 기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뿐이다.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이제 앞으로 새롭게 등장할 정부에 대해 우리는 뭘 요구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참여정부보다 훨씬 잘하길 요구해야 한다. 참여정부만큼만 해서는 안된다. 2002년의 대한민국과 2017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고, 기대 수준은 엄청나게 높아졌으며, 국제 정세는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다. 예전처럼 해서는 감당하지도 못하게 된다.


그 사이에 낀 이명박근혜 정권이야 그냥 논외로 치자. 특정 개인의 수익모델이었던 정권과 비선 실세 놀이하던 정권을 2017년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할 때 언급하지는 말자. 창피하다.


어떻게 하면 앞으로 다가올 정부가 더 훌륭해질 수 있을까? 제일 좋은 방법은 참여정부가 잘한 점은 그대로 받아들여 더 잘하면 될 것이고, 참여정부가 잘못한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한 뒤, 잘못을 반복하지 말고 개선하면 된다.


바로 이거.


참여정부의 실책을 인정하고 사과한 뒤, 개선하여 새롭게 시도해 보는 것. 더 나아지는 것.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걸 누가 할 수 있을까? 이번 대선에 출마한 모든 후보 중에 이걸 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굴까?


그걸 기대하고 그걸 찾는 중이다.


그중에서 참여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의 하나인, 삼성과의 거래 문제, 누가 이걸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하고, 개선할 수 있을까? 그게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재벌체제를 혁파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텐데 말이다.


최소한 참여정부는 삼성과 아무 관계없다고 우기는 사람들은 이걸 못한다. 또한 말로만 재벌 개혁을 하겠다고 외치는 사람도 이거 못한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진짜 제대로 된 로드맵을 제시하는 후보는 누구일까?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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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칼럼니스트
이승의견가 물뚝심송 박성호입니다. 구강암에 걸렸고, 2차 수술까지 받은 상태입니다.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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