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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호 Mar 03. 2017

검찰의 미래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얼마나 공정하게 수사를 하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특검이 끝나고 검찰이 수사를 이어받았을 때,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실질적으로 잘 파헤쳐 제대로 된 수사와 기소를 해 낼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걸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그간 각종 정치성 강한 사건들을 처리함에 있어서 제대로 된 검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유권자 대중의 신뢰를 잃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당연히 이번에도 제대로 된 수사를 못할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정반대로 예측한다. 즉, 검찰은 박근혜-최순실을 거의 가혹하다고 느낄 수준으로 수사를 할 것이며 사람들의 환호를 받게 되겠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그것이 우리 사회에 더 안 좋은 결론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냐고? 


이제부터 설명을 해 보겠다.


검찰은 진보의 편일까? 보수의 편일까? 아니 단적으로 말해서 새누리당 편일까? 민주당 편일까? 그 누구의 편도 아니다. 검찰은 검찰의 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 심지어 검찰 본연의 임무도 너무나 쉽게 저버리면서 자신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출세욕에 불타는 일부 핵심 수뇌부 정치검찰들의 이익에 맞춰 움직인다. 그들이 바닥에서 개고생 하면서 일하는 일선 검사들을 제치고 언제나 검찰 조직을 장악하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검찰은 이 사회의 주류, 메인 스트림의 편일 것이라고 예측을 한다. 그러나 검찰은 스스로 메인 스트림의 한 축이긴 하지만 검찰을 제외한 다른 메인 스트림들과는 언제든지 각을 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이기적 집단이다.

예를 들어 보자.

참여정부 초기, 정권은 검찰 개혁의 원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 개혁안에 그려져 있던 수많은 변화들, 단 하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검찰 조직에 칼을 들이대고 개혁을 추진했어야 하는데, 갑자기 여론이 너무나도 검찰에 호의적인 쪽으로 돌변해 버린 것이다.

당시 안대희 중수부장이 대선자금 수사를 맡아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칼을 휘둘렀고, 국민들은 검찰의 모습에 환호를 보냈다. 정권에서 검찰 조직을 개혁하려고 해도, 저렇게 잘하고 있는데 뭐하러 검찰을 뜯어 고치냐는 얘기가 나오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

당시 참여정부의 검찰 개혁은 어떤 면에서 봐도 검찰의 권력을 분산시키고 약화시키자는 쪽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스스로 개혁을 당하기보다는 먼저 나서서 엄청나게 화끈한 수사력을 보여주고 유권자 대중의 지지를 얻어 검찰 조직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여론을 이끌어 낸다. 과거의 검찰과는 다르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심지어 정치력에서 참여정부를 압도한 셈이다.

그걸로 검찰은 개혁의 칼 끝을 피해갔고, 조직을 지켜냈으며, 자신들의 이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다. 검찰이라는 조직의 수준이 그 정도는 된다.

이제 십여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오늘날의 검찰의 모습을 보자.

박근혜-최순실 사건으로 새누리당은 정권을 재창출 하기는 커녕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려 지리멸렬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특검이 구성되었고, 박영수 특검은 초기에 온갖 욕을 들어 먹으며 임명이 되었으나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수사력을 보여주었다.

특검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대중의 우려, 일차적으로 틀려버렸다.

이제 특검의 기간이 끝났고, 연장은 불발에 그쳤다. 그리고 수사는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대중은 또다시 특검 임명하던 그때와 마찬가지로 검찰을 의심하며 비난을 하고 있다. 실제로도 검찰이 이 수사를 얼버무리고 무마하면서 계속 여론의 질타를 받을까? 절대 아니라고 본다.

검찰 역시 특검 못지않게 강도 높은 수사를 하고 기소하고 공소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그 행동의 목적은 선명하다. 검찰이 검찰 스스로의 역사적 본분을 다하기 위해? 천만의 말씀.

바뀐 정권하에서 검찰에 쏟아지게 될 개혁의 칼날을 피하고 검찰 조직을 보호하며 검찰이 누려온 이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제 특검으로부터 수사를 이어받은 검찰이 예상 밖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전개하며 연일 매스컴에 오르락내리락하게 되면 여론은 순식간에 변한다. 처음엔 어어~ 하면서 지켜보던 대중은 검찰이 변했네~ 하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고 어느 순간 그 변화는 검찰 잘한다~ 하는 찬사로 이어진다.

딱 그 정도로 할 것이다. 안대희 중수부장이 한나라당 대선 자금 수사로 연일 환호를 받으면서도 사실은 삼성이 한나라당에 준 대선자금은 숨겨줬듯이, 굵고 중요한 문제는 슬그머니 덮어주면서 대중의 눈에는 호된 수사를 하는 것처럼 적절하게 그림을 연출해 낼 것이다. 그리고 차기 정권하에서도 역시나 검찰은 개혁의 칼 끝을 피해서 정권과 거래를 하려 들 것이고, 자신들의 이권을 유지하려 들 것이며, 여론을 조작해가며 세상을 경영하려고 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정권이 검찰 조직을 개편하여 검찰이 누려온 무소불위의 기소권 독점 같은 권력을 감소시킬 수 있을까?

마침 가장 유력한 차기 정권의 수장은, 딱 십여 년 전에 검찰 개혁의 큰 그림을 잔뜩 준비했다가 여론에 밀려 단 하나도 성사시키지 못했던 바로 그 장본인, 문재인이다.

뭔가 달라지길 기대해도 좋을까?

유일한 키는 바로 당신에게 달려 있다. 유권자 대중이 검찰의 현란한 이미지 메이킹의 본질을 간파하는 것. 정권 초기에 새로운 권력에 아양을 떨며 자신들의 먹거리를 지키고자 하는 검찰의 수작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저 막무가내로 검찰 나쁜 놈, 검찰이 아니라 견찰이다, 검찰은 못 믿겠다고 아우성치는 것은 지혜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모든 사건들의 본질과 연원을 파악해 가며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해 보자.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사건의 수사를 특검 못지않게 멋지게 해 낼 것이다. 아니 그렇게 보이게 만들어서 여론의 지지를 얻고자 할 것이며, 그걸로 새로 들어선 정권 초기에 튀어나올 검찰 개혁의 요구를 무마하려고 들 것이다.

검찰은 절대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 검찰은 유권자들이 절대 자신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유권자들은 개돼지니까. 유권자들은 단지 자기들이 맘먹은 대로 조종할 수 있는 꼭두각시들이라고 생각한다는 얘기이다.

과연 우리는 개돼지인가? 아니면 꼭두각시인가?


아니지 않은가? 최소한 우리들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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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의견가 물뚝심송 박성호입니다. 구강암에 걸렸고, 2차 수술까지 받은 상태입니다.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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