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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판 Oct 21. 2024

새로운 목표

언젠가부터 르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부터 생각했지만 정말 써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은 최근에서였다. 올해 초에 르포 교육을 한다는 인스타그램 홍보 글을 봤다. 그때 배울까 고민했지만, 당시에는 에세이를 먼저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달 살기 프로그램도 참여해야 해서 일정도 맞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지금은 그때 도전하지 못한 게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다시 르포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나서였다. 인터뷰를 하고 검수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저항감이 의외로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인터뷰이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려주는 게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진행했는데, 사람들은 별생각 없이 말했다가 그대로 내용이 나온 것에 놀라 내용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상황에 따라 생각이 바뀔 수도 있으니 그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작업을 하다 보니 인터뷰의 내용을 이을 수 있는 부분이 보였는데, 그것도 따로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만약 그것으로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하면 연구서가 될 것이었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보다 나는 각각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그게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그런 장르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바로 르포였다.


한국 르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장강명 작가가 자주 언급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조명을 받는 장르인데, 한국에서는 유독 르포가 약하다. 물론 레거시 미디어나 뉴미디어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문학에서도 역할이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장강명 작가도 르포를 쓰기도 했다.


그렇기에 내가 르포를 관심을 가진 것도 장강명 작가의 영향 때문일 수 있다. 그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르포에 대한 관심은 대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서 존경하던 소설 교수님이 있었고, 그분은 사실주의 문학을 선호했다. 문학이 꼭 사실에 기반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현실 사회에 얽혀 서술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그런 서술을 위해서는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도 필요하고, 널리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적 지식도 갖추어야 했다. 나는 그 말을 따라 여러 책을 읽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쓰고 싶은 것은 소설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소설이 생각만큼 잘 안 써져서 에세이에 눈을 돌렸지만, 그것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내가 담고 싶은 이야기가 세상의 이야기인 것은 분명했다. 그게 신변잡기나 내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았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닿지 못한 이야기를 전달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런 분야는 탐사보도 쪽에 어울리는데 내 경우에는 글로 풀어내고 싶었다. 그렇게 하니 조지 오웰이 썼던 르포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고, 사회학이나 르포 형식의 글도 즐겨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다른 결론이 르포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주제로 써야 할지는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다. 지금은 고립청년을 주제로 에세이와 인터뷰집을 썼다. 그렇기 때문에 르포도 그와 관련된 것을 쓰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고립청년만 해도 다양한 범주가 있기 때문에 어떤 고립청년을 다루어야 할지도 고민이다. 그리고 만일 주제를 잡아도 어떤 방식으로 취재할지도 막막하다. 그러다 보니 교육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왕이면 지원을 받아서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교육이나 지원사업에만 의존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관찰할 수 있는 사람이나 대상을 섭외해서 글을 쓰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그럴 만한 아이디어를 찾지 못했다. 그러니 지금은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면서 찾을 만한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게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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