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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새벽 Dec 14. 2018

내가 그녀에게 말을 건 이유

회화작가 안소현 인터뷰


햇빛을 가득 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요, 회식으로 1차 가서 마주치는 선배마다 잔 부딪히고 2차 가서 부장님들 얘기에 박수치고 3차 가서 가장 싫어하는 댄스곡이 나올 적에 땀까지 흘리며 탬버린 치다가 자정이 넘은 시간, 허정허정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 적에, 기다렸는지 그제야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안방으로 들어가는 엄마를 뒤에서 꽈악 끌어안았던 밤, 그때 느꼈던 따스함을 누리는 듯했어요.

작가님, 제가 살던 영국은 햇빛이 참 귀했습니다. 얼마나 귀한지 날씨가 좋은 날은 학교가 쉴 정도였죠. 볕이 좋은 날엔 어김없이 들떠버리는 습관은 그때 생긴 건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뭘하든 햇빛을 누리면서 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그땐 생각했더랬습니다.

하지만 결국 회사원이 됐습니다. 이쪽이 안정적이라고 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회사원의 삶이란 햇빛 한번 제대로 쬘 기회가 없는 것이더군요. 더군다나 요새는 바람을 쐬러 나가도 미세먼지로 뒤덮인 하늘 뿐이어서 들숨의 8할은 걱정거리, 날숨의 8할은 한숨이 되곤 합니다.

그런데 그 날, 회사 로비를 어슬렁 거리다가 걸음을 멈췄습니다. 그 거대한 캔버스 앞에서, 정지한 듯이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바로 작가님의 <기다림>이었습니다.


안소현, "기다림", 2016. 캔버스에 아크릴, 116.8x72.7cm



햇빛을 가득 쬔 느낌이 들었습니다따뜻하고온화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그린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가님, 저는 작가님의 전시가 있었던 건물의 회사원입니다어렸을 적부터 글쓰는 작가가 꿈이었는데 여기서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부장님이 안 계신 틈을 타 이것저것 틈틈이 써 보기는 합니다만 문장은 졸렬하고 사고는 더딘지라 팬레터 쓰는 일조차 썩 민첩하지 못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그저 감사하다는 것입니다기회가 되면 차라도 한 번 대접하면서 사는 얘기작품 얘기 청해 듣고 싶습니다만일 그런 기회가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반듯한 정장에 넋이 나간 표정을 하고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는 많은 사람들이 작가님께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계속하게 따뜻하게 캔버스를 채워주세요고맙습니다.

정유년 새봄,
팬 드림



이것은 작년 봄 내가 쓴 편지다. 저질편지를 감히 서두에 싣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내가 이 편지를 계기로 정말 그녀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녀를 보자마자 나는 환하게 웃었다. 마침내 오랜 그리움이 만나지는 순간이었다. 캔버스에 햇빛을 담는 화가, 매출 생각 밖에 없는 영업사원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화가, 붓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다정하게 쓰다듬는 화가 안소현 작가를, 그 오랜 그리움을 마침내 만났다.

시간의 속도는 일정하지 않다. 상대성 뭐시긴가 하는 건 몰라도 누구나 아는 일이다. 평일 하루보다 주말 이틀이 더 빨리 간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거니까. 커피를 한 잔 마셨을 뿐인데 정신차려 보니 반나절이 흘러 있었다. 안소현과의 시간은 대략 그런 속도였다. 어느새 어두워진 밖을 보며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를 합시다.”

그녀를 세상에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말주변이 없다느니 내세울 게 없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한 귀로 흘리면서 계속해서 그녀를 졸랐다. 결국, 승낙을 받아냈다.


1. 두 사람

안소현, "두 사람", 2016. 캔버스에 아크릴, 116.8x112.1cm


그림 속의 두 사람은 서로를 모른다. 다음 순간에도, 그 다음 순간에도 둘은 서로를 모를 것이다. 하지만 어떤 특별한 일이 생겨 그 둘이 서로를 알게 될 때, 지극히 '일상적'으로 끝날 수 있었던 그날 하루는 아주 특별해진다. 나는 그늘 속의 남자의 입장이 되어 보기로 한다. 어떤 ‘특별한 일’이 생겨야 우리는 서로를 알게 될까? 별안간 등장한 UFO에게 동시에 납치라도 당해야 하나? 고민 끝에 나는 그 특별한 일이란 게 고작 ‘어색함을 무릅쓰고 그녀에게 말을 걸어보는 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대체 첫마디로는 뭐가 좋을까. 아무래도 이름을 묻는 게 순서, 그 다음엔 이름의 뜻이라도 물어보는 건 어떨까?

전새벽(이하 ”) : 성함은 무슨 한자를 써요?
안소현(이한 ”) : 밝을 소()에 밝을 현()이요. 
 : 한 글자는 날일 변()을 쓰고 한 글자는 불화 변()을 쓰네요. 작가님이 화폭에 담으시는 태양()()을 키워드로 취재하려고 했는데이름 안에 다 있었군요. 그럼 여기까지하고 밥 먹으러 갈까요? (웃음)
 : 심지어 성은 편안할 안()이예요.
 : 메뉴는 뭐가 좋을까요?
 : 전 아무거나 잘 먹어요. 하하.
 : 그래도 얘기를 조금만 나누고 가죠. 요새 일과는 어떻게 되세요? 어제는 뭐 하셨는지
 : 어제 오전까지는 계속 치즈 작업을 했어요. 오후에 가까스로 컨펌을 받았고 그 이후에는 신랑과 강아지들과 산책을 했어요. 돌아와서는 파스타집에서 외식을 했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왔죠. 그 뒤에 올림픽 개회식을 보다 잠들었어요.
 : ‘치즈 작업이 뭔가요?
 : 『치즈 인 더 트랩』이라고 영화가 새로 개봉할 예정인데, 포스터에 들어갈 이미지 작업을 했거든요.
 : 외주작업도 하시는군요? 
 : . 대개는 포스터, 일러스트 작업이요. 
 : 그런데 캔버스에 그리신 그림을 디지털 파일로 어떻게 변환해서 넘겨 주시나요?
 : 사진으로 촬영을 해요. 
 : 제가 한때 사진촬영이 취미였습니다만, 그림을 사진으로 찍으면 원본 색감이 훼손되지 않나요?
 : 맞아요. 그래서 전문 스튜디오 가서 찍는 작가들이 많은데, 저는 직접 찍어서 보정해요. 제가 전공이 멀티미디어 영상이거든요.
 : 그림을 보면 회화만 오래 팠을 것 같은데, 왜 영상을 전공하셨죠?
 : 어머니의 권유였어요. 부모님들이 예술가로 저를 키우려고 하셨던 건 아니라서 미디어의 시대라는데 영상 같은 걸 해야 취직하기에 좋지 않겠니, 뭐 그런 권유였어요. 원했던 분야는 아니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 얻은 것도 다 자산인 것 같아요.


2. 테이블

안소현, "Table", 2017. 캔버스에 아크릴, 193.9x130.3cm



안소현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따스하다고 말한다사람도 없이 텅 빈 테이블만 보고도 그들은 그렇게 말한다사람을 위한 오브제인 테이블과 의자가 사람 없이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건 왜일까그것은 앞으로 이 공간에 사람들이 들어찰 것이 빤히 그려지기 때문이다잘 정돈된 공간에 햇빛까지 넘쳐나게 내리쬐는 공간엔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니까.

전 이번 전시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렸죠?
안 아무래도 큰 회사건물의 로비다 보니지나가면서 많이들 봐주세요. (안소현의 개인전 『안온한 시간들』은 현재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 이랜드 사옥에서 열리고 있다.)
전 반응들은 어떻든가요?
안 전시장에 자주 가지는 못하고 있는데갈 때 마다 관객들 반응을 듣게 돼요설치하던 날부터 어떤 분들이 그림 대박이러시는 걸 들었어요그리고 SNS로 몇 분이나 쪽지를 보내주셨어요이 회사에 6년 째 다니고 있는데 이렇게 좋은 전시는 처음이라고… 덕분에 무척 감사하고 설레요.
전 데뷔전은 언제였죠?
안 인사동에서 했던 전시(『이면의 서정』,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2017)를 데뷔전으로 봐야할 것 같아요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아 전시를 열게 된 건데 생각보다 큰 공간이었죠거기를 채우려고 부랴부랴 큰 그림들을 그렸던 게 기억나요그 전시를 보시고 GS타워 더스트릿갤러리의 이나영 큐레이터가 연락을 주셔서 GS타워(역삼동)에서도 개인전을 하게 됐는데 이번엔 공간이 더 큰 거예요고작 한 달 동안 큰 그림들을 무려 다섯 점인가 그렸어요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속도로
전 역시 속도를 내려면 마감일이 잡혀야…?
안 맞아요. (웃음)
전 전시를 정말 많이 하셨는데혹시 아직 전시하지 못한 욕심나는 공간이 있나요이를테면 한가람 미술관이라던가.
안 한가람미술관에서는 5월에 전시가 있어요디자인아트페어 (DAF 2018)인데 회화작가로 참여하게 됐어요.
전 지금 잡힌 건 그 스케쥴 뿐인가요?
안 아니요, 3월에는 뉴욕에서도 있어요. AAF(Affordable Art Fair)라는 건데 한 다섯 점 정도 나가게 될 것 같아요.
전 작가님도 가시나요?
안 아니요저는 아쉽게도
전 그럼 상세한 장소를 알려주세요현지 교민들이 이 인터뷰를 보고 대신 가서 현장감을 전달해주실 수도 있잖아요언제부터 언제까지 정확히 어디에서 하나요
안 잠깐만요좀 찾아보고… 메트로폴리탄(The Metropolitan, Pavilion, NY 10011)이네요날짜는 3잠시만요분당 전시랑 헷갈리네.
전 또 있어요? 엄청 바쁘시네요그럼… 안소현 초대전을 하고 싶은 화랑이 있다면 6월 이후로 초대하라고 하면 되나요?

안 아니잘 모르겠어요하하.


3.  휴식 의자

안소현, "휴식의자", 2017. 캔버스에 아크릴, 193.9x130.3cm


안소현의 그림제목은 어렵지 않다휴식하라고 놓아둔 의자 그림의 제목은 정말 휴식 의자그러나 이토록 일상적인 사물 하나가 그녀의 캔버스에 담기면 어떤 위안이 된다그만큼 현대인이 휴식을 못 누리고 있다는 뜻이려나영화보고술 마시고쇼핑하는 그런 류의 소모적인 휴식 말고햇빛 속에 멍하니 앉아 있는 진짜 휴식 말이다.

전 왜 그림마다 햇빛을 드리우시죠?
안 햇빛이 사람을 치유한다는 걸 몸소 겪어봤기 때문 아닐까요스물 넷 무렵배낭여행을 갔었어요그때 네팔의 포카라라는 곳에 들렸는데며칠 묵을 예정이었던 걸 30일이나 머물러 버렸어요거기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랬던 건데특히 햇빛이 정말 끝내줬어요그래서 어떤 카페에 매일 같이 가 그 자리에서 햇빛 쬐며 삼시 세끼 먹고 오로지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만 했어요어느새 보니까 배낭여행 떠나기 전 가득했던 우울이 완전히 날아갔더라고요

햇빛을 쬐는 것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좋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과학자들은 비타민 D인가하는 얘기를 꺼내며 설명을 어렵게 하는데과학 같은 것 몰라도 당연한 일이다우울증이란 밖으로 나와야 할 눈물이 몸에 남아 생기는 병 아닌가물 때문에 생긴 일이니볕에서 잘 말리면 되는 거다.


4. 식물원

안소현, “식물원”, 2017. 캔버스에 아크릴, 260.6x193.9cm


<식물원>은 안소현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실물로 관람해 볼만하다일단은 그 거대한 크기에 놀라는 일이 첫째그 다음엔 작품이 불러 일으키는 욕망을 주체해야 한다. ‘당장 저 선베드에 눕고 싶다는 욕망 말이다

<식물원>이 유독 관람객을 강렬하게 빨아들이는 이유는 거기에 인간의 본성이 좋아하는 것이 전부 있기 때문이다햇살초록누울 곳게다가 누울 곳이 두 개여서 더 좋다안소현의 그림이 대개 이렇게 흡족한 마음이 들게 하는 이유는거기에 늘 '동반자'의 자리가 있기 때문 아닐까.

전 동반자 얘기 좀 해볼까요아직 신혼이시죠?
안 결혼 전에도 지금 신랑과 살고 있었지만, ‘결혼식을 올린 건 만 1년이 안되었으니까요.
전 신랑은 어떤 분이에요?
안 …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에요제가 이십 대 때 정말 방황을 많이 했거든요일단 부모님이 회화작가가 되는 걸 반대하시니까… 그런데 다른 걸 하자니 내 일이라는 생각이 안 들고… 그러다 지금 신랑을 만났어요근데 저 보고 경제적인 건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오로지 하고 싶은 그림만 하라고… 그런 얘기를 하고 나서 둘이 여행을 갔었어요여행하면서 계속 다짐을 했죠신랑을 믿자그리고 나를 믿자제대로 한 번 해보자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캔버스를 짜고 두 팔 걷고 그 앞에 앉았죠그게 2016년 가을이에요.
전 요새 작가님이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신랑께서 자기 덕분인 줄 알라고 안하시나요?
안 전혀요오히려 자기가 별로 도움되는 게 없지 않느냐고 미안해해요
전 최고의 지지자군요혹시 신랑께서 작가님의 그림 팬이었나요?
안 아니에요미술가로서 만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신랑은 아마 제가 뭘 하고 싶다고 했어도 지지해 줬을 거예요
전 신랑에게서 큰 응원을 받고 계신데보답은 어떻게 하시나요?
안 밥을 해줘요하하구첩반상까진 아닌데 끼니마다 반찬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노력해요받은 것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하지만요.


5. 런치

안소현, “Lunch”, 2017. 캔버스에 아크릴, 100x72.7cm




엄마를 알아보기 시작한 갓난아기는 엄마가 눈앞에 등장하면 웃으며 좋아한다그렇다고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우는 건 또 아니다아기는 눈앞에서 엄마가 사라졌는데도 어째서 당황하지 않는 걸까그것은 아기가 이미 경험을 통해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내 곁에 있고나를 사랑하고내게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항상성(Constancy)’이라고 부른다

항상성은 당연해 보이지만 의외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앞으로의 일도 지금 같을 것이라는 믿음즉 많은 것들이 항상’ 반복 된다는 걸 가정하지 않으면 많은 것들이 어려워 지기 때문이다어제까지는 단단했던 회사 건물이 오늘 갑자기 무너지지 않으리란 법이 어디 있는가날 사랑한다던 연인이 방금 전부터 날 미워하고 있지 않으리란 걸 과연 누가 보장하는가그러니까믿는 수 밖에 없다건물은 계속 튼튼할 것이라고사랑은 계속 될 것이라고, <런치>속의 두 남녀는 저녁 무렵에 헤어지더라도 며칠 내로 또 웃으며 만날 것이라고.

전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쳐야겠군요몇 가지 못한 질문들을 해 볼게요오늘 제게 『뮤턴트 메세지』라는 책을 선물로 주셨는데이 책을 고르신 이유가 있나요?
안 오늘 인터뷰하러 나오면서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저를 다 드러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그런데 호주 원주민들이 문명인들에게 하는 말인 그 책에제가 가진 가치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많거든요.
전 책에도 나오고 작가님도 가지고 계신 그 가치관을 짧게 설명해주신다면?
안 : ‘공존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서로 연관되어 있고별개로서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 결코 아니라 자연이 이 지구의 주인임을 깨닫는 것
전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가요?
안 관심은 많은데 환경보호에 대한 실천은 딱히 하지 못하고 있어요일단은 물감을 쓴다는 것부터가 엄청난 수질오염을 하고 있는 것이고…(웃음)
전 마지막으로이 인터뷰를 읽는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안 제 그림을 보러 와 주신다면제가 그릴 때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께서도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그럴싸한 해석이나 감상평이 필요한 게 아니니까그저 보이는 대로 감상하고 즐기셨으면 좋겠어요할 얘기!
전 그럼 밥 먹으러 갈까요?


안소현, “0의 휴식”, 2017. 캔버스에 아크릴, 100x72.7cm



안소현의 그림에는 빛이 주는 따스함 외에 뭔가가 더 있다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그것은 사실 제한된 공간이 주는 안정감이다안소현의 그림은 늘 거기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구조와 경계를 명확히 해결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제목으로도 강조한다. <식물원>, <Café>, <정류장>과 같은 제목들로 말이다

있는 곳이 명확하지 않은 것만큼 큰 불안이 어디 있을까인류는 아마 그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그것을 시작했을 것이다이 땅의 끝이 어딘가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걸어가 보고바다를 만나자 배를 띄우고우주와 지구란 개념을 깨닫자 로켓트를 쏘아 올리면서 끊임없이여기를 파악하려 노력해온, '탐험'을 말이다.

인생이 곧 탐험이 아닌가 한다쉬운 일은 아니지만 매 순간이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호기심에 말 걸어본 낯선 이가 우연히 나와 똑같은 사상을 가진 것을 발견하는 것처럼, 놀랍고도 즐거운 일이 참 많은 것이 바로 탐험이다.

안소현의 탐험은 이제 막 시작했다그리고 이런 흥미로운 여정을 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나는 말을 걸어보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는 것이다.

 안소현
서울예원학교 졸, 서울예고 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멀티미디어 영상과 수료. 2017 갤러리 라이프 「이면의 서정」, 2017 GS더스트릿갤러리 「이면의 서정」, 2018 이랜드스페이스 「안온한 시간들」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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