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 이야기> 00. 누군가의 빛나는...
"요즘은 개나 소나 카페 하더라."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 손님 중 한 명이 그렇게 말했다. 뜨끔했다. 마주 앉은 지인과 눈이 마주치며 동시에 웃었다. 나는 소도시에서 3년째 음악 감상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개일까? 소일까?
언제부터인가 카페 열풍이 불어닥쳤다. 그 거센 바람은 쉬이 잦아들지 않았다. 경쟁하듯 너도 나도 카페 사업에 뛰어들었다. 어느 거리에서나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우후죽순 생겨났다.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아랑곳없다. 오죽하면 ‘카페 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그러다 보니 카페는 마음만 먹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되었고 그래서 '개나 소나'라는 표현이 등장했을 것이다.
나는 개일까? 소일까? 그 사람이 한 말의 본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면서도 '개나 소'에 나를 대입시켜보았다. 손님 한 명 찾지 않는 빈 집(카페)을 열심히 지켰으니 개 같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꼬리가 없지만 손님이 오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으니 그 또한 개와 같을 수도 있다.
여러 곡절이 많지만 뒷걸음질 한 번 치지 않고 그저 뚜벅뚜벅 앞으로만 가고 있으니 그 점은 소를 닮았다고 끼워 맞춘다. 피식 웃음이 나는데 동시에 무엇인가 울걱 치밀어 올랐다. 정말 3년 가까이를 개처럼 소처럼 살았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적지 않은 카페 주인들이 카페를 오픈하기까지 치열한 고뇌와 갈등을 경험한다. 지식과 기술을 얻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한다. 오픈 과정에서 예상외의 곡절도 겪는다.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카페 운영으로 심적 고통과 비애를 끌어안고 살기도 한다. 한숨과 눈물로 보낸 날들이 하루 이틀 아닐 것이다. 나 역시 다르지 않은 일을 겪었고, 그 힘겨운 과정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또 카페로 출근한다. 그들은 처음 카페를 시작할 때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을지도 모른다. 카페를 운영해가면서 그들은 자격을 갖춰간다. ‘아무나’에 해당하는 개나 소가 아닌 정말 개처럼 충실하고 소처럼 우직하게 일한다.
카페 경영의 성패를 얘기하기에는 시기상조인 길목에 있지만, 이 책이 독자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진지한 생각과 담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무나에 해당하는 ‘개나 소’가 아닌, 그 일을 하기에 적합한 전문인이 되기 위하여.
시행착오와 실패의 기록
어떤 사람은 카페 관련 서적을 최소 열 권 이상은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위 전문가가 되기 위한 간접 경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서점에 가면 카페 운영에 관련된 책이 넘쳐난다. 그 책들은 한결같이 카페 운영의 성공 비결을 담고 있다. 누구라도 그 책들만 읽으면 멋진 카페를 차릴 수 있을 것만 같다. 많은 단골을 확보하여 금세 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카페 개업을 위한 준비단계부터, 창업 과정, 운영에 관한 세부적 매뉴얼, 마케팅에 관한 내용까지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종류의 서적들과는 다르다. 시중에 나와있는 카페 관련 책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은 가급적 뺐다. 성공 비결이 아닌 시행착오와 실패에 관한 기록이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겪는 시련과 고난에 관한 내용이 많다. 카페를 차리고 싶은 열망을 꺾어 놓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카페 사업을 만만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강력한 조언이 담겨있다. 창업 결심을 실천에 옮기기 전에 정말 이 사업을 시작해야 할지에 관해 깊게 생각하도록 권하기 위해 썼다.
또한 이 책은 단지 카페 운영과 관련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어떤 마음으로 시작해야 하는지를 알려줄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들의 이면을 이야기하였다. 이 책은 창업을 함에 있어 신중한 태도로 임하는 당신에게 적합할 것이다.
1부에서는 카페 창업을 앞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생각과 마음, 그리고 태도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2부에서는 카페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페 운영에 꼭 필요한 손님들과의 관계에 관한 내용이다.
누군가의 빛나는...
우리 대부분은 누군가의 존재로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되는 존재. 현재는 아닐지 모르지만 과거 어느 한 때에는 누군가에게 빛나는 사람이었으리라.
가진 돈과 열정, 시간을 다 쏟아붓고 빚까지 진 채로 폐업을 기다리는 슬픈 카페 주인도 누군가에게는 빛나던 존재였을 것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사로 인해 지금, 절망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면 부디 심기일전하기를 바란다. 다시 누군가의 빛나는 존재가 되기를 소망한다. 어느 누군가의 배우자거나, 부모이거나 자녀로, 그 누군가의 희망과 기쁨이 되는,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가 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그 간절함을 담아 인디 뮤지션 '위수(WISUE)'의 노래 <누군가의 빛나던>을 띄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