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先) 연락 책임

by 아론

연락을 먼저 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창피함'이다. 만약 답이 늦거나 없는 경우 내 의견이 상처가 되었을까, 실수하진 않았나 걱정이 앞선다. 상대는 그저, 시간이 필요했을 뿐인데.


알고 있음에도 쉽게 정리되지 않는 이 먼저 연락하는 것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내게 전가된다. 상황이 만든 책임은 몹시 무겁다. 그럼에도 스스럼없는 척, 먼저 다가간다. 왜?


두려움과 함께 나아감, 당연하고도 소중한 느낌을 아끼기 때문이다. 뭐랄까, 차가운 손을 맞잡으려면, 내 손이 차가워짐을 알면서도 잡는 종류의 생각에서 비롯된다.


직장에서도, 지인 및 가족과의 연락에 있어서도 귀찮음보단, 편지를 써서 보낸다는 마음으로 전하곤 한다. 늦으면 아직 도착하지 않았거나, 답장을 쓸 시간이 필요하겠거니.


정말 답이 없다면 편지를 잃어버렸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되, 기다리지 않는다. 불안한 마음을 뒤로한 채, 아무렇지 않은 척. 아무렇지 않지 않으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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