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온도를 읽고서
이기주 작가의 책 '언어의 온도'는 삶이 차갑게 느껴질 때 찾곤 하는 책이다. 그중 첫 이야기는 할머니와 손자가 지하철에서 하는 대화로 시작된다.
아픈 손자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고 계신 할머니께 손자는 어떻게 다 아시는 거냐 묻는다. '할머니는 다 알아, 나이 들면 다 알 수 있어' 등의 뻔한 대답이 아닌 마음에 걸려 삼키기 어려운 문장을 할머니께서 전해주신다.
'아파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알 수 있어' 한참 전에 읽었던 페이지라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읽지 않은 사람에게도 추천하는 구절이다.
살다 보면 나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겪는 고난이나 실패들에 쉽사리 마음이 차가워지곤 한다. 내 잘못은 없더라도 책임은 오롯이 나의 몫이 되는 그런 일들.
남을 보듬을 여유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냉소적으로 변하게 되지만, 여러 번 겪다 보면 조금씩 벌어진 틈 사이로 여유가 깃든다.
그럴 때, 조금은 힘들겠지만 지금의 상황을 상대방이 더 잘 알아듣고 마음 상하지 않게끔 말을 다듬어보는 건 어떨까.
바로 튀어나오는 말이 아닌, 나의 삶과 경험이 담긴 소중한 말들, 그 한 마디가 누군가의 오늘을, 혹은 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