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그 사이에서
회사에 들어온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가는지 새삼 실감한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긴장된 상태로 첫 출근을 하던 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새 회사 생활 1년이라는 작은 이정표 앞에 서 있다.
초반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다. 대표님과 사수가 들려주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해 빠짐없이 노트에 적었다. 실수를 할까봐 두렵기도 했고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커피챗을 신청해보기도 하고 동료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들은 이야기를 바로 업무에 적용해보려 애썼다.
가끔은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실패하거나 막혔던 순간이 더 많았다. 머릿속에 그려둔 멋진 그림과 실제 현실은 많이 달랐다. 상상했던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일은 다양한 제약과 타협 속에 퇴색되기도 했고, 사용자의 진짜 문제를 찾아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사용자의 니즈와 불편함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사용자에게 더 좋은 경험을 줄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이 늘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당장의 수익이 중요했고, 새로운 기능을 빠르게 추가해야 했으며 내가 원했던 기존 기능 개선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고, 회사가 원하는 일과 내가 바라는 일 사이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그럼에도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디자인을 몸소 익힐 수 있던 점은 값진 배움이었다.
입사 초반의 초심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잘하고 싶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1년 동안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인정하게 됐고, 때로는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혼란스러웠던 날도 있었다. 그래도 서비스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내 자리에서 무엇을 더 시도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 중이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도 알지만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지켜야 할 가치는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나의 첫 1년은 빠르게 지나갔다. 앞으로도 어려운 순간이 많겠지만 그래도 계속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 다음 1년은 어떤 모습일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디자이너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