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SSMUSS Nov 22. 2017

아이와의 해외여행팁 5] 대륙별 휴양지 분석 1-추가

중남미 칸쿤, 아프리카 후르가다, 동남아 발리, 동북아 오키나와 & 유럽


대륙별 휴양지를 비교해 보는 글을 썼더니, 많은 지인들이 연락해 왔다. 반응을 요약하자면...


A : 넌 나와 내 가족의 꿈을 뭉개버렸어, 이 나쁜 놈아...
내년에 칸쿤 가족여행 가려했는데...

B : 멕시코 관광청, 아님 국내 여행사들이 너를 고소할지도 몰라...
요즘 칸쿤 5박 7일이 얼마나 Hot 한데...



뭐 대강 이런 분위기였다. 그들의 주장은 내 글이 "꿈의 휴양지, 신혼여행 1순위, 카리브해의 진주"인 칸쿤에 대한 환상을 깨버리는 글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마음에 특히 상처를 준 부분이 있으니...그것은,  


"그럴 바에 그냥 팔라우 (Palau)나 가라"라는 부분과 "그 유명한 에메랄드 빛 카리브해 해변은 (막상 가보면 너무 뜨거워서) 오래 못 있는다...그래서, 결국 동남아처럼 리조트에서 논다"라는 부분이었다. 


그들의 절규는 심각했다...

어떻게 우리 칸쿤을 팔라우와...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카리브해의 에메랄드 빛 바다를 동남아와...

또, 그렇게 글은 썼으면서, 지는 진짜 에메랄드 빛 사진 올리며 자랑하고...썩을 놈...

(이 글 대문 사진도 내가 리조트에서 찍은 칸쿤 사진^^)


졸지에 나쁜 놈 됐다. 카카카...웃음도 나왔다. 그래서, 나 역시 다시 한번 내가 쓴 글을 읽어봤다. 칸쿤에 대해 내가 그렇게 나쁘게 썼나? (혹시 대륙별 휴양지 비교 분석 1편을 못 본 사람은 아래를 참조하면 됨) 


https://brunch.co.kr/@mussmuss/23


다시 읽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칸쿤의 단점을 좀 더 강하게 쓸 수도 있었는데)
굉장히 객관적으로 쓰려고 했네...내가 이렇게 착한 사람이었나? 


그렇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쓴다고 첫 줄에 써놓고도, 오히려 꽤 객관적인 글을 쓴 것이었다. 물론, 그 말인즉슨 칸쿤 여행에 대한 나의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상처를 받은 내 친구들을 위해 나의 글 1편에 대해 좀 더 설명, 혹은 변호를 하고서 본격적으로 분석 2편, 다음 휴양지인 후르가다로 넘어가겠다...




우선, 칸쿤에 대해 검색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꿈의 휴양지인 칸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글이 거의 없다. 아주아주 가끔 "나는 뭐 칸쿤을 제주도 가듯 해 (Fact)...니들은 말해도 이해 못하겠지만, 자주 가보면 거기도 별거 없다, 이것들아...그니까 너무 부러워하지 마 (뉘앙스)"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은 있지만, 칸쿤에 대한 대부분은 무조건 가야 된다는 찬양 일색의 글들이다. 


카리브해의 에메랄드 빛 해변에서의 웨딩사진을...
르블랑 리조트에서의 아침 산책을 꿈꾸다...
신혼여행은 지상낙원 칸쿤으로...     


이런 글들이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즉, 모두 실제로 즐길 수 있는 일들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내가 1편에서 말한 것처럼,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은 나쁜 일정 (결혼식 직후에 칸쿤으로 5박 7일 정도로 신혼여행 가는 것)으로 간 사람들 마저도 칸쿤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과 리뷰를 남기는 게 사실이다. "너무 좋았다 / 또 오고 싶다 / 내 평생 최고의 여행 / 친구들한테도 추천 1순위 / 칸쿤 끝판왕"이라고...


실제 그런 "나쁜" 일정으로 간 사람들마저 이렇듯 추천하는 곳을 왜 내가 부정적으로 썼냐고? 정확히 말하면, 난 칸쿤이란 휴양지를 부정적으로 쓴 게 아니라, 그런 나쁜 일정과, 같이 가는 어린아이들과의 궁합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이런 글을 쓰는 목적과 연관시켜 설명할 수 있다.


첫 째, 여행을 그래도 좀 하다 보니, 나도 사람인지라 욕심이 생기게 되었다. 즉, 어차피 돈 쓰며 가는 것이라면, 만족도를 최고로 하고, 좋은 기억을 최대로 남길 수 있게 여행을 계획하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그래야 어려운 형편 (돈 & 시간)에도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이 되는 것이 여행 목적에 따라, 최적의 여행지 선정과 여행 기간 및 시기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즉, 앞서 말한 것처럼, 5박 7일로 다녀온 신혼부부도 칸쿤에 대해 실제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겠지만, 내가 이런 글을 쓰는 목적 (정보 공유)이자, 개인적 욕심은 그들을 최소 10박 일정으로 가게 하여, 5박 7일보다 2배도 아닌 5배, 10배의 만족을 느끼게 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물리적인 시간 & 비용의 제약 때문에 이런 것을 다 알면서도 못가는 분들도 일부 있을 것이다. 나도 직장인이라 이런 점을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정보가 부족하여 더 좋은 옵션을 선택 못한 체, 굳이 몸은 힘겹고 돈은 돈대로 쓰는 옵션을 고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생각해 보라. 결혼으로 인한 긴장과 스트레스, 피곤한 몸을 이끌고, 20시간 비행기를 타고 칸쿤에 도착하면 대부분 늦은 밤이 된다. 국내 대표 여행사 일정은 거의 다 한국에서 저녁 6시쯤에 출발하여, 칸쿤 호텔 도착이 밤 11시다. 호텔 가면 밤 12시 넘는데, 샤워하고, 뭐 신혼여행이니...이런저런 일을 하고 자면 새벽이겠지. 그러면, 시차 적응 실패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어날 것이고, 그 좋은 칸쿤에서 고작 4일을 힘들게 지낸 후, 5일째 되는 날 아침 일찍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5박 7일 칸쿤 일정이다. 칸쿤 혹은 멕시코, 아니면 중간에 거치는 미국 (동부나 서부 어디던)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얼마나 많은데... 공항 대기까지 무려 50시간이나 허비하면서 도착한 그곳에서, 심지어 힘든 몸상태로 천국 칸쿤을 4일만 즐겨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럴 바에야, 신혼여행은 오히려 조금 가벼운 곳으로 여행을 가고, 거기서 최대한 즐기라는 것이다. 즉, 내가 예를 든 팔라우 (약 4시간 반)처럼 4~6시간 정도의 비행이면서, 필요시 휴식 위주로 일정을 짤 수도 있고, 원하면 관광이나 취미 (다이빙 등)까지 할 수 있는 곳으로 정한다면, 돈도 굉장히 절약할 수 있고, 좋은 컨디션으로 더 많은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때 절약한 돈으로 다음에 더 좋은 조건에서 갈 수도 있고. 


이것은 아이와의 여행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즉,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칸쿤 (+ 멕시코 or 미국)에서 많은 것을 얻고 돌아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머리통이 큰 10살 이상의 아이와 같이 10일 이상을 여행 갔을 때, 그 효용이 최대가 된다는 뜻이었다. 





또 하나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여행의 목적"에 대한 부분이다. 여행을 가기 전에 이 여행을 가는 목적, 또는 이 여행을 통해 정말 내가 얻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을 해 보라는 것이다. 그게 신혼여행이던 아이와 여행이던 뭐던 간에...


그렇다...내가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너무 심각해진 것일 수도 있다. 여행은 그냥 좋아서 가는 것인데, 무슨 여행 갈 때마다 그에 대한 목적이나 의미를 부여해야 되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100%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하려는 말은,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는 일, 즉 잠시나마 여행의 목적을 생각하고 나면,
여행 자체의 자유도가 엄청나게 커지고,  
그로 인해 여행의 만족도 또한 훨씬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에 있어서 목적이 단 하나일 수는 없지만, 어찌되었던 가장 중요시하는 목적에 포커스 하다 보면 앞서 언급한 여행을 계획할 때의 자유도, 즉 옵션이 엄청나게 많아지며, 그러다 보면 여행지나 일정 자체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더 나아가 이번 여행 한번뿐만 아니라, 내년, 3년 후, 또는 첫 아이와의 여행, 결혼 10주년 여행처럼 미래의 원대한 여행 목표와 그에 대한 세부 계획까지 세울 수 있다는 말이다. (구체적 목표가 있으면, 달성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모두 알 것이다!!!)   


내가 쓴 1편을 보고 지인들이 충격받은 그 부분..."남들이 잘 가지 않는, 그리고 너무너무 아름다운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면 (중략) ~~~ 그냥 신혼여행 팔라우로 가라"를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사람들마다 (신혼)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무언가, 즉 목적이 다 다를 것이다. 위의 예처럼 특정지역의 정말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결혼 준비로 인해 지친 심신을 풀며 정말 제대로 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2세를 바로 갖겠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미션에 가까운 생각을 가진 사람과, 일생 한번뿐인 신혼여행인 만큼 남들이 잘 가지 않는 특별한 곳을 고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까놓고 얘기해서, "신혼여행인데 누가 요즘 동남아를...아이 이런 촌닭들...난 칸쿤가"라고 자랑하기 위해서 칸쿤, 모리셔스 같은 곳을 고른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물론, 대놓고는 아니고 요즘 추세에 따라 은근히 자랑하겠지...그래도 다 안다 이것들아!!! 인스타그램과 함께, 이러한 은근히 자랑하는 기술이 A.I 만큼이나 빨리 발전했다. 즉, 일 예로, 새로 산 마세라티 차를 자랑하고 싶을 때는 차 사진을 올리는 게 아니라, 테이블 위의 스타벅스 커피 사진과 함께 "오늘 아침도 상쾌하게~~~"정도로 글을 쓰겠지...그런데 자세히 보면 스타벅스 잔 옆에 마세라티 차키가 있고...이렇게 칸쿤도 자랑하려고^^)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이런 것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모두 다 좋은 이유가 될 수 있다. 다만, 여행지와 일정을 먼저 살펴보고 선택하기 전에, "이번 여행의 목적은 뭘로 할까?"를 마치 아무것도 없는 백지장에 처음 쓰듯 한번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남들이 안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싶다,
그리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생각한 그 목적들을 먼저...

  

왜냐하면, 여행 목적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여행지와 일정을 먼저 고려한 후에 자신이 뭘 좋아하고, 원하는 지를 맞추려 하면, 앞서 말한 대로 고를 수 있는 옵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처럼, 일주일 일정의 휴양지 위주의 선택지들을 다 보고 나서, 그중에서 "남들이 덜 가면서 자랑하고 싶은 곳"을 고르다 보니, 칸쿤 같은 곳을 선택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앞서 언급한 대로, 정해져 있는 일정이 타이트하여 안타깝게도 여행을 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목적부터 생각하면, 옵션이 엄청나 진다. 신혼여행인 만큼 "우리는 남들이 안 가는 곳 혹은 안 하는 것으로 잡아보자"라고 목적으로 잡는 순간, 휴양지라 하더라도 세이셀이나 유럽 현지인들이 가는 곳 (그리스의 산토리니가 아닌 자킨토스 섬, 스페인령 테네리페 & 라팔마 & 그랑 카나리아 일대, 터키의 카쉬 같은 곳)을, 그리고 더 나아가 아프리카 오지나 중미 카리브해의 이름조차 생소한 국가들부터 영화에서나 듣던 마다가스카르 (여기도, 실제 유럽 사람들이 아주 많이 간다)와 같이 가기 힘든 곳까지 다양하게 고려하게 되고, 그렇게 여행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 일정도 거기에 따라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렇게 Search, search & research를 하다 보면, 당연히 일정이나 비용 측면에서 이번 신혼여행으로는 못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데 (그렇다고 제2의, 제3의 신혼여행을 노리라는 말은 아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욕심이 있기 때문에 "그럼 이 곳은 결혼 5년 기념으로 꼭 가자"와 같은 새로운 목표를 세워서라도 그런 곳을 가보자는 도전을 하게 된다. 대신, 이번에는 원래 목적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고, 다음 계획을 머리 속에 고려한 상태에서, 일정이나 비용 측면에서도 적절한 곳으로 여행을 잡게 된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가장 알맞은 여행지와 일정이 나오게 되고, 그에 따른 여행의 효용도 극대화된다는 뜻이다.


물론, 목적만 먼저 생각하여 정리하고, 여행지와 일정을 나중에 고르고 하는, 절대적인 시간 순서를 지키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실제, 이렇게 할 수도 없고...(아마도 많은 부분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다) 


다만, 여행에 있어서도, 인생과 마찬가지로 목적의식을 갖는 게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최근에 보면 신혼여행으로 세계일주를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분명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신혼여행에 대한) 의미와 명확한 목적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신혼여행뿐만 아니라, 아이와 하는 여행 등의 다른 여행도 마찬가지다. 목적이 있어야 하고, 그 목적에 맞게 계획을 세워야 좋다. 그냥 올해 달력을 보니까 5일짜리 연휴가 있네...그렇게 한 번 보고 넘어가다 보면 시간이 흐르게 되고, 보니까 남들도 다 가족끼리 그때 여행을 가니까 나도 어디라도 가볼까 하다 보면, 결국 목적은 온데간데없고 끼워 맞춤식 여행이 돼서,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비행기표와 호텔을 예약하고...결국에 비싸게 갔으나, 만족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 아이와의 세계여행에 관한 글을 쓰면서, 갑자기 대륙별 휴양지 분석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는데, 1편에도 보면 아이와 같이 갔을 때 적절한 여행지인지, 적절하다면 적당한 아이 나이는 몇 세 정도인지를 언급한 이유도 여행 목적과 조금은 연관이 있겠다. 





아, 지금 시간이 새벽 4시 반...원래는 오늘 대륙별 휴양지 분석 2편, 이집트 후르가다와 인도네시아 발리에 관한 글을 써보려는 것이었는데, 괜한 글을 쓴 것 같다. 지인을 위한 설명...정말 나는 착한 사람인가?


퇴근하여 밤 11시부터 글을 쓰다 보니 심지어 중간에 졸아서...다시 보니 글도 매끄럽지 못한 것 같고...내용도 중복인 게 보인고 하는데...고칠 수 있는 뇌 상태가 아니다...


그래도 지인들에게 뭔가를 대답해 준 느낌...개인적으로 만족한다...ㅋ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와의 해외여행팁 4] 대륙별 휴양지 분석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