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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연고 Nov 09. 2024

그냥 생각이 나서

도서관에서 한국 소설의 번역본 책을 보게 되면 반가운 마음에 서가에서 꺼내 읽어본다. 시리즈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소설은 네덜란드어로도 번역이 되어 서가에 꽂혀 있었는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한국만의 정서를 담은 언어들이 발음 그대로 적혀있었다. 하숙집 같은 단어를 발음 그대로 읽고 이 글을 읽는 외국의 독자들은 과연 어떻게 이 문장을, 글을 이해할지 궁금해졌다. 그때는 그 소설을 쓴 작가가 한국어를 모른다는 걸 모를 때여서 하숙집이라는 단어를 발음대로 읽으며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나중에야 그 작가가 일부러 한국어를 배우지 않았다는 걸 그녀의 인터뷰를 보면서 알게 됐는데, 소설을 처음부터 영어로 썼다면 그 하숙집의 단어를 원래부터 그 작가는 발음대로 적었을지 궁금해졌던 적이 있다. 해외에서 문학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소설 중 하나로 언급되던 소설의 영문본을 얼마 전 도서관에서 발견해 역시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았다. 그 책 속의 마루도 마루로 발음대로 적혀 있었다. 마루는 피부에 닿았을 때 그 차갑게 느껴지는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인 거 같다. 마루의 그 느낌을 아는 사람은 그 문장을 읽으며 마루를 연상하지만, 발음대로 읽는 외국의 독자들은 그 마루를 어떻게 이해할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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