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의미가 있는 삶과 "작별하지 않는다"

삶은 여전히 흐른다.

by 이민우


그때 왜 몸이 떨리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마치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과 같은 떨림이었지만,

눈물 같은 건 흐르지도. 고이지도 않았다.


그걸 공포라고 부를 수 있을까?

불안이라고,

전율이라고,

돌연한 고통이라고?

아니, 그건 이가 부딪히도록 차가운 각성 같은 거였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칼이-

사람의 힘으로 들어올릴 수도 없을 무거운 쇳날이-

허공에 떠서 내 몸을 겨누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걸 마주 올려다보며 누워 있는 것 같았다.


-작별하지 않는다 1부 새, 결정 중,


<Vik lava beach, Iceland © GJ Travel>


지난 수개월동안 내란 불면증, 후유증에 시달렸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 다반사였고,

몽롱한 상태의 매우 허~한 컨디션이 지속적으로 전개된 시간이었다.


나는 지난 대통령탄핵인용에서 혹 기각이나 각하가 나올 경우,

(물론 100% 8:0 탄핵인용을 확신했고, 그렇게 되었다)

그 결과 악의 세력들이 광란의 춤을 추는 시대가 혹 오게 된다면,

앞으로의 시간이 내가 살아갈 수 없는 시대라고 생각하고

짱돌을 들며 격렬하게 저항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었다.


그것을 위해 일상에서 분리하고 끊어내야 할 것들을 즉시 실행하며,

심지어 그렇게 애정을 담았던 "북유럽"에 관한 것들도

모든 자료와 책들과 이런저런 것들을 다 파쇄시키고 정리한 다음,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저항하는 삶으로 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각오하고 다짐하고 있었다.


그랬었다. "북유럽"에 관한 모든것들을 흔적을 남기지 않고 비우며,

전혀 다른 삶의 궤적으로 향하려 마음을 굳게 먹고 있었다.


성삼문과 같은 절개의 사육신과 같이 그 몸까지 분골쇄신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매월당 김시습처럼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생육신"과 같은 삶으로 살기를 생각하고 다짐했었다.


그로부터 약 사흘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오늘의 나 자신은 이전처럼 식품회사를 다니고, 집에 와서는 책을 읽고 북유럽 관련 기획을 하며,

곧 진행될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의미가 있는 삶을 살기위해 애쓰는 현실이다.


의미가 있는 삶과 "작별하지 않는다"

삶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면 된다.


#의미가있는삶

#작별하지않는다

#생육신과같은삶

#삶은계속이어질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025년 1/4분기의 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