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전히 흐른다.
그때 왜 몸이 떨리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마치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과 같은 떨림이었지만,
눈물 같은 건 흐르지도. 고이지도 않았다.
그걸 공포라고 부를 수 있을까?
불안이라고,
전율이라고,
돌연한 고통이라고?
아니, 그건 이가 부딪히도록 차가운 각성 같은 거였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칼이-
사람의 힘으로 들어올릴 수도 없을 무거운 쇳날이-
허공에 떠서 내 몸을 겨누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걸 마주 올려다보며 누워 있는 것 같았다.
-작별하지 않는다 1부 새, 결정 중,
지난 수개월동안 내란 불면증, 후유증에 시달렸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 다반사였고,
몽롱한 상태의 매우 허~한 컨디션이 지속적으로 전개된 시간이었다.
나는 지난 대통령탄핵인용에서 혹 기각이나 각하가 나올 경우,
(물론 100% 8:0 탄핵인용을 확신했고, 그렇게 되었다)
그 결과 악의 세력들이 광란의 춤을 추는 시대가 혹 오게 된다면,
앞으로의 시간이 내가 살아갈 수 없는 시대라고 생각하고
짱돌을 들며 격렬하게 저항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었다.
그것을 위해 일상에서 분리하고 끊어내야 할 것들을 즉시 실행하며,
심지어 그렇게 애정을 담았던 "북유럽"에 관한 것들도
모든 자료와 책들과 이런저런 것들을 다 파쇄시키고 정리한 다음,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저항하는 삶으로 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각오하고 다짐하고 있었다.
그랬었다. "북유럽"에 관한 모든것들을 흔적을 남기지 않고 비우며,
전혀 다른 삶의 궤적으로 향하려 마음을 굳게 먹고 있었다.
성삼문과 같은 절개의 사육신과 같이 그 몸까지 분골쇄신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매월당 김시습처럼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생육신"과 같은 삶으로 살기를 생각하고 다짐했었다.
그로부터 약 사흘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오늘의 나 자신은 이전처럼 식품회사를 다니고, 집에 와서는 책을 읽고 북유럽 관련 기획을 하며,
곧 진행될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의미가 있는 삶을 살기위해 애쓰는 현실이다.
의미가 있는 삶과 "작별하지 않는다"
삶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면 된다.
#의미가있는삶
#작별하지않는다
#생육신과같은삶
#삶은계속이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