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에 편성테이블 안착시킨 방법

1달 안에 수정고를 낼 수 있던 방법

by 뭔들


[짧은 기간에 드라마 편성테이블 안착시킨 방법]

- 1달 안에 수정고 내서 채널 플랫폼에서 긍정 피드백받은 썰


짧은 기획 일정에서 대본을 다룰 때,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이디어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안정화하는 것’이다.


작년 한 제작사에서 나는 한 달 안에 수정대본을 완성해야 했던 일이 있었다.

작가는 번아웃 상태였고, 플랫폼 채널 피드백을 전제로 한 전체적 수정 대본을 제출해야만 했다.

나는 보다 효율적인 대본 작업을 위해 대본의 구조 점검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먼저 대본을 씬 단위가 아닌, 주요 캐릭터 3개의 서사 축으로 다시 해체하고 분류했다.

그리고 정리된 축을 중심으로 각 씬마다 다음을 체크했다.


어떤 캐릭터의 축이 전진하는지,

또는 어떤 캐릭터만 분량이 두드러지게 많지는 않은지,

특정 축이 기능적으로 소모되거나 무너지고 있지는 않은지

보조 인물이 주요 인물의 결정을 ‘대신’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


1-4부의 씬들을 레고 블록처럼 분해&재조립했고,

그 과정에서 중반 이후의 긴장 유지 가능성, 엔딩이 자연스럽게 도달해야 할 지점을 검증하고 재조정했다.


이 방식의 목적은 ‘새롭게 무언가를 더 해서 더 멋진 장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설정과 아이디어 안에서 피드백을 받아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2주 만에 재조립된 대본 방향을 들고 작가를 찾아갔고,

작가에게 이런 구조와 방향으로 대본을 수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2주 뒤, 작가는 약속의 수정고를 가지고 왔고 우리는 무사히 플랫폼에 수정대본을 제출할 수 있었다.


플랫폼의 피드백은 역시 수정대본에 대한 긍정 일색이었고, 수정 요청은 미세한 디테일 중심이었다.

이 경험 이후로 나는 기획을 ‘아이디어 제안’이 아니라

이야기가 끝까지 갈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로 정의하게 되었다.


제작 현장에서 씬 단위 정리와 구조화가 생존을 위한 기본이었듯,

개발 단계에서도 구조는 가장 강력한 리스크 관리 도구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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