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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하이 후후후 Jun 02. 2022

나의 봉쇄일지|제16화 중국 상하이에서 시위하는 방법

중국에서도 시위한다니까요


나의 봉쇄일지




제16화 중국 상하이 스타일 시위


봉쇄로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텅 빈 냉장고로 표현한 분   출처: 인터넷



4월 초, 봉쇄 소식을 들은 지인과 연락을 하던 중 집 밖으로 못 나간다는 소식에 “나가면 어떻게 되는데? 그냥 나가면 안 돼?”라고 묻는데 할 말이 없었다. 당시 한국은 확진자수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고, 방역 강화로는 더 이상 손 쓸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서 방역 완화로 돌아서는 상황이라 ‘오미크론’ 때문에 도시를 봉쇄하는 상하이의 처사에 물음표가 붙는 건 당연했다. 지난 2년 간 한국에서는 방역이 강화되어 규제가 많아 생활이 자유롭지 못한데 확진자 증가 속도는 너무 빨라 상하이에서 한국을 걱정했었다. 초기 방역을 강하게 하여 바이러스를 잡아 지난 2년 간  한국보다는 자유롭게 지낸 편이라 애초에 빨리 잡는 게 차라리 낫다고 입을 모았는데, 아뿔싸 진화된 적을 파악하지 못하고 뒷북을 쳐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설사 그럴지라도 ‘봉쇄’를 한다고 하면 어느 도시나 가능할까? 한국도 코로나 초기에 도시를 봉쇄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늘어나는 확진자만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겪으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국민정서가 변화하는 게 보였고 신기했다. 처음엔 참 두려웠던 존재인 바이러스보다 ‘삶’의 무게가 더 커져 공동체의 생각이 변하는 게 바깥에 있는 내 눈에 읽혔던 것이다. 예를 들어, 초기 K방역을 찬양하며 마스크만 안 써도 비난받던 시절이 있었던 반면, 점자 확진자가 증가하자 K방역에 대해 비난하며 규제로 인한 자영업자의 생활고와 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가 여론으로 커지더니, 백신을 맞는 것이 불안하다는 여론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것이 대한민국이기에 가능했다는 행정 칭찬까지, 해외에 있으면서 최대한 다양한 조국의 이야기를 접하고자 다양한 미디어를 택해 보며 전반적으로 느낀 흐름이다. 지인의 질문을 곱씹어보며 방역을 지키지 않는 것이 공공의 적이었던 시기를 지나 이제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생의 우선순위에서 분명히 밀려났음을 느꼈다. 오미크론에 둔감해지는 국민들에게 일침을 날리듯 <오미크론 사망자로 인해 장례식장에 빈소가 없다>는 등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것을 보며 여론의 정서가 많이 기울었음을 느꼈다.


      

봉쇄 중 간이 이발소 ㅎㅎ 출처: 인터넷



  강한 방역으로 한 번의 성공경험이 있었던 이곳에서는 재발한 적의 침공에 봉쇄로 응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졌다. 물론 ‘또?’라는 생각에 시작부터 답답하기도 했고, 이미 오미크론의 전파속도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런다고 잡히지 않을 텐데’라는 염려도 있었지만 뭐 어쩌겠는가. 나라가 하겠다는데 ( 지금 보니 나라가 하겠다는 게 아니라, '당'이 하겠다는 거였다. 나라와 당을 구분해야 한다.) 게다가 나 같은 외국인은 의견을 딱히 제시할 도리가 없다. 그리고 2년간 강한 방역의 혜택을 본 중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중국의 방식이 맞았다. 그때까지는 말이다. 게다가 이 바이러스를 두려워하는 노년층의 의견도 상당했고, 사실 지도부의 대부분이 70대라는 부분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오미크론에 대한 사례가 얼마 없었던 것도 오미크론의 빠른 감염속도와 낮은 치사율에 대한 정보 부족에 한몫했고, 2020년도 첫 시합에서의 영광에 아직도 취해 있던 것도 한몫했다. 정부 주도의 행정 시스템도 한몫했다. 까라면 까야 하는 시스템이다. 어쩌면 이 방법이 큰 나라를 이끄는데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효율적이었을지 모른다. 유통기한이 끝난 듯 보인다. 이번 봉쇄를 겪고 나서 인민들은 분명히 알았다. 정부는 없고 당만 있다고. "당 주도"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현지 친구들도 지금 중국은 공산당에 kidnap(납치)를 당했다고 개탄한다. 그리고 정작 결과로 '제로 코로나'도 성공하지 못하고 봉쇄를 해제한 이 상황에 봉쇄 기간 동안 종종 일어난 비윤리적인 펜스치기나 '가두는 것'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하급기관에 떠넘기기 급급하다. 사실 이곳 시스템이 위에서 목표를 제시하면 하급기관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 방침을 설정하고 운영하는지라 행정구역마다 그렇게나 방식이 다르고 차이가 있었던 것인데, 이제와서 목표를 제시한 상급기관은 '우리가 승인한 방침이 아니다.'며 놀고 있다. 관료제의 정점은 최고 권위자의 '책임'에 있단다. 개인적으로는 이 실패가 다행이다. 그래 뭐 어땠을지라도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셨다면 모든 건 정당화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1화에서 예상했듯 제로 코로나는 불가능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스처럼 스스로 사라지지 않는 한 인간의 힘으로 뭘 어떻게 바이러스와 싸우겠는가. 또한 성공했다 한들, 국제 정세가 개인의 계획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요즘 시대에 나라의 문을 닫고 어떻게 살겠는가? 중국이 아무리 대국이라 내수시장으로 가능하다고 한들, 그건 일시적인 것일 뿐이다.  비전문가지만 직접 살며 겪으며 관심 있게 공부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래도 정보의 신빙성은 보장한다.      



방역복을 입고 있는 경찰들을 바라보는 시위대의 시선출처 및 영상; https://news.sky.com/story/


나가지 말래도 나가면 어떻게 되냐고? 뭐, 어떻게 되겠어. 한국에서 과태료 물 듯 여기도 과태료를 물고 공공의 건강을 위협했으니 처벌을 받겠지. 영상으로 보니 길을 돌아다니는 분들에게 우르르 붙어서 들어가시라 하기도 하고, 로봇개가 다니면서 집에 있으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진에서는 폭력을 쓰는 장면도 있기도 했고. 그런데 일단 못 나가게 펜스가 쳐있고 사람이 지키고 서있는데, 그리고 회사도 원격이고 가게도 다 닫았는데, 나가서 뭐 하겠다고 나가. 그런 실험을 하기에 나는 너무 이성적이야. 그냥 나만 격리가 아니라, 정말 이 도시의 모든 부분이 멈춘 거야. 신기하지?

       

라고 답했다. 뭐, 아무리 잘 설명해도 한국 정서로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꼭 그 세대가 아니어도 미디어를 통해 민주화를 겪으며 국가의 강한 무언가에 경기를 느끼는 우리라, ‘하지 마’가 아니라 ‘하지 않으시는 게 어떨까요?’로 말하는 우리라, 지도층에 대한 짙은 불신으로 위에서 뭐 한다 하면 어떻게든 쌍심지부터 켜고 보는 우리라, 살아보지 않으면 이해는 불가하다. 공동체의 정서가 이렇게 중요하다.


너희 단지는 지금 어디 쯤이니 ? ㅎㅎ



그리고 두 달이 흘렀다. 길게 100일도 격리한 분들도 있지만 정식 도시 자체에 대한 봉쇄는 4월 1일에 시작해서 6월 1일에 해방이 되었으니 두 달이다. 앞서 썼던 것처럼 그 사이 삶의 모습은 다양했다. 그중 새롭게 본 면이 있다. 바로 상하이 스타일의 시위다. 봉쇄 상황이라 처음에는 랜선을 타고 이런저런 시위 형태의 풍자들이 진행되었다. 유머와 비난이 상당히 적절하게 조화된, 시위인지 예술인지 그 경계가 모호한, 분명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콘텐츠들의 연속이었다. 상하이 현지 사람들이 쓰는 지역 방언인 상하이어로 만들어져 더 상하이의 현재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도 했다, 시작은 야채값 폭등에 대한 풍자였다. 카드놀이를 할 때 돈 대신 당근, 양배추, 오이를 옆에 두고 하는 모습, 중국 인민비 환율이 1000원이면 상하이 인민비 환율은 2000원이라는 사진, 매일 이루어진 pcr을 모두 기록하여 붙인 영상, 항원 검사 키드로 만든 상하이의 랜드마크 미니어처까지. 그리고 ‘내일 봉쇄가 해제된다면’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각각 희망사항을 노래하는 부분을 이어 붙이고 편집해서 하나의 뮤직비디오가 탄생하기도 했다. “미용실에 갈 거예요.”, “친구와 만나 한 잔 할 거예요.” 등 봉쇄로 잃어버린 일상을 희망사항으로 표현했다. 현재 갇힌 상황을 풍자한 그림들, 3단계 방범 구역에 의한 관리가 발표되었을 때는 야생동물원, 일반 동물원, 애견샵을 비유로 들어 너희 동네는 지금 어떤 상황이니?라고 묻기도 했다.  



잠깐 해제가 되었던 5월 초 모습

    


거리 행진 시위와 시위 속 서양여성은 그렇게 잔다르크가 되었다. 출처: 인터넷


상하이 봉쇄를 너무 잘 표현한 뮤직 비디오 한 편

https://www.youtube.com/watch?v=ovIx4Vy6snU



실제 생활고에 시달린 사람들의 무력시위도 발생했다. 길에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걷기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양 외국인이 비교적 많이 거주하는 옛 프랑스 조계지라 불리는 일부 지역에서는 서양인도 함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앞장선 프랑스 여성에게 상하이의 ‘잔다르크’라고 별명이 붙었다. 구호품을 주는 모습을 청나라 말기에 서양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비둘기 모이 주듯 음식을 던지는 영상에 소리를 입혀 지금의 모습을 풍자한 것도 있다. 만평이 이어진다. 제2의 문화 대혁명이다, 역행하고 있다, 만두(현 주석의 별명)가 상하이를 망치고 있다 등의 표현도 랜선에 가득하다. 그러다 어제 본 영상은 정말이지 대단했다. 상하이의 상황과 봉쇄의 과정을 뮤직비디오로 너무 잘 표현했는데, 돼지 마스크를 사람이 봉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 옆에서 돈을 세거나 담배를 피운다. 주석이 제로 코로나 정책의 방 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동타이칭링(动态清零)’이라는 말을 계속 주입하는 모습도 나온다. 문화 대혁명 시절 썼던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 봉쇄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모습, 힘들게 갇혀 살고 있는데 공영방송에서는 ‘현재 상하이의 상황이 많이 호전되었습니다’라는 방송이 나온다. 미국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한 This is America가 생각났다. 상하이 스타일의 풍자와 시위를 목도하며 중국에는 시위가 없다는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겠다 싶었다.     



미국의 현실을 풍자한 This is America

https://www.youtube.com/watch?v=VYOjWnS4cMY


 

격리라이프를 개사하여 부른 영상
캡쳐 출처: 인터넷


 


 어떻게든 국가의 방침을 잘 따라서 모두의 안녕에 협조하고자 했던 마음도 줄어들지 않는 확진자와 ‘동타이칭 링(动态清零)’이라는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없는 리더의 목표에 대한 불신과 갇힌 삶에 대한 피로도가 상당했고 ‘제로 코로나’가 정말 인민을 위한 것인지 리더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 이러는 것인지에 대한 의심의 여론이 형성되었고 정부 정책을 무조건 찬성하던 노년의 오성홍기 부대의 목소리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경제를 우선시하는 것이 마치 인민의 생존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비치던 시선도 점점 달라졌다. 제조업에서 공장으로서의 벨트가 끊기면서 외국 자본이 점차 빠져나가고 베트남만 신이 나서 제품 생산 라인을 동남아로 옮기게 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기업가들의 지속적인 투서와 건의로(실제로 매일 정부에 메일을 보내고, 문서를 작성하는 등 상당한 노력이 있었다.) 경제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고, 중앙정부 인력의 상하이 철수, 상하이 정부의 제로 코로나는 불가하다는 판단 하에 하는 척만 하는 방역들, 도시를 빠져나가는 사람들, 인터넷으로 퍼지는 사람들의 생각, 현 지도부에 대한 비난과 불신, 지도층 내부의 불협화음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원로 지도자들과 해외 세력의 움직임 등, 이렇게 6월 1일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이 상하이에 적용될 수 있었다.  아무튼, 우리는 자유다. 이 도시의 회복을 누구보다 바란다.     



2022년 6월 1일 0시부터 주택 단지 출입, 대중교통 운영과 자동차 통행 등   

관련 사항을 질서 있게 회복할 것을 다음과 같이 고지한다.

1. 주택단지는 출입을 재개한다.

중고 위험지역과 봉제 구역, 관제구역을 제외한 각 구, 각 거리 읍 및 각 거촌 위, 업위, 부동산 회사 등은

어떠한 이유로도 본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거촌 주민의 출입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2. 대중교통 운행이 재개된다.

시역 내 지상버스, 코레일 전망은 기본운행을 재개하고   

강 페리(삼도 여객 포함)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운행을 재개한다.

3. 자동차는 통행을 재개한다.

자동차 전자 통행증 제도 시행을 종료하고 크루즈 택시, 온라인 예약차가 정상 운행을 재개하며,   

중고 위험 지역과 봉제 구역, 관제 구역을 제외하고 자가용과 회사용 차량은 정상적으로 이동한다.  

자동차 운전 시역 도로 입구에 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 규정에 따라 집행한다.      


출근 안 하는 삶을 경험하니, 출근하고 싶지 않다. 해제는 해야 하는데 불안하다. 는 직장인의 마음을 담은 짤




누군가 우리의 출입을 막는다면 이제

가만 안두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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