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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하이 후후후 May 04. 2022

나의 봉쇄일지|제1화 봄과 함께 찾아온 손님

봄이 좋냐?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 오미크론과 함께 올 줄 .

 나의 봉쇄일지




제1화 봄과 함께 찾아온 손님



3월의 한산한 용캉루, 원래 주말이면 사람으로 북적이는 카페거리다 (출처: 직접 촬영)





잔잔하고 평화로운 1년 반이었다. 2022년 봄,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오기 전까진 말이다. 견고한 성 안에서 평화로운 생활을 이어가던 중세 유럽의 사람들처럼 제로 코로나라는 목표 아래 상하이는 평화로운 1년 반을 보냈다. 성 밖으로 오고 나가는 것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 외에 적당한 거리 안에서 학교도, 회사도, 사회도 해외여행이라는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평범한 일상이었다. 한국의 확진자 증가에 대하 뉴스를 접하면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염려가 되었지만, 당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나마 인터넷으로 안부를 전하며 서로 다른 사회적 거리와 정서적 거리를 가진 채 살아갔다. 아무튼 코로나라는 단어는 더 이상 상하이에서 힘쓰지 못하는 것 같았고 그냥 어느 날 코로나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 왕래가 자유로워지길 바랄 뿐이었다.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코로나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어린 시절 야시장에 가면 들썩이는 분위기 자체가 참 좋았다. 뭔가 오늘만큼은 특별히 평소에 이 썩을까 잘 안 사주시던 솜사탕도 먹을 수 있고,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는 것이 허락되는 유일한 마법 같은 날. 그럴 때 보는 장면들은 더욱 더 인상적인데, 각설이 아저씨와 그가 부르는 품바 타령이 그랬다. 배운 적도 없고 외우려고 한 적도 없는데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소리.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2022년 3월, 이 품바타령을 코로나타령으로 부르게 될 줄이야. 뭔가 하나 둘 확진자에 대한 소식이 들렸다. 해외입국자에 대한 2주, 3주 격리로 나름의 철저한 방역책이 있었지만 잠복기도 길고 전염력이 워낙 높은 오미크론 변이는가 빈번해지는 왕래 속에 상하이에게만 너그러울 리 만무했다. 그리고 사실 아무리 내부에서 잘 관리한다고 한들 지구촌 한민족 이 세상에 외딴 섬으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면 혼자 잘 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견고한 성에도 금이 가고 있었고 결국 그렇게 봄과 함께 또 다시 반갑지 않은 손님, 코로나가 왔다. 코로나 타령을 부르며 말이다. 




  3월엔 그나마 확진자가 발생한 아파트나 단지, 건물 등 지역적 격리가 실시되어 격리와 봉쇄는 일부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확산을 방지하고자 단체나 집합기관인 회사마다 학교마다 허겁지겁 원격 준비를 했고, 2020년 경험이 있던 터라 모두 신속하고 빠르게 봉쇄 전부터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었다. 원격으로 가능한 시스템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만,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업종은 어쩔 도리가 없이 방역 당국이 안내한 날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었고, 그 마저도 직원이 출근이 가능한 곳만 가능하거나, 영업 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거래처와의 관계도 긴밀해서 식자재를 담당하는 업체 등 그 흐름 속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영업을 할 수 없었다. 작가 전우익 씨의 책 제목이기도 한 그 말,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가 자꾸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도 어불성설이라는 생각도 이어졌다. 우리는 공동체였다.     



  그런 상황 속에 3월이 끝을 향해 달려갔다. 봉쇄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으나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큰 역할을 하는 도시이기에 결코 봉쇄는 없다는 시정부의 발표에 안도하던 찰나, 다음 날 4월 청명절 기간 도시 전체 ‘정적관리’를 실시한다는 공식 발표에 모두의 마음이 바빠졌다. 5일 이라는 기간을 신뢰한 사람들은 딱 5일치 식료품만 샀고 딱 그만큼의 마음의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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