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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연 Jan 18. 2019

#3. 적당히

"아이구 우리 딸래미, 별 보고 출근해서 별 보고 퇴근하네. 안쓰러운 것~"


언젠가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 나에게 우리 아빠가.


"그러게 할 만큼만 적당히 하지 그랬어..."


퇴근하고 문 앞에서 부츠를 벗다가 이러다 제 명에 못 살 것 같다고 하는 나에게 우리 엄마가.


적당히, 할 만큼만, 혹은 그 정도면 됐어.

그런 구분은 누가 하는 것이고 그 기준은 누가 세운 걸까. 사람마다 다들 자신만의 기준이 있을 텐데, 그 상대적인 기준으로 왜 타인을 재 보려고 할까.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는 가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몰입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오늘처럼.

나라고 좋아서 별 보고 출근해서 별 보고 퇴근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욕심을 줄여. 기대치를 낮춰 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마.


이것들은 몰입하는 나를 정말 걱정해서 해주는 말일까, 혹은 자신들의 기준에서 벗어난 내가 그리고 내 행동이 불러올 그 어떠한 결과가 달갑지 않은 것일까.


아, 물론 이 모든 것에서 가족이 한 말들은 예외다.

그들은 세상이 무너진다 해도 내 편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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