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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김밥 Mar 05. 2016

다 똑같은 놈은 아니다

우와! 필리버스터!

  우리 정치가 이렇게나 국민들의 '호의적인'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2/23일부터 3/2일까지 약 9일간(192시간 26분) 진행된 필리버스터말입니다. 


  연일 각 포탈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싹쓸이하고, '마리텔'을 위협하는 '마국텔'이 등장하고,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의 후원계좌로 후원금이 쏟아지고, 시민들이 너도나도 국회로 달려갔습니다.


JTBC에서도 조명한 '마국텔'(출처 : JTBC 뉴스룸)


 "맨날 싸움만 하는 저 놈들, 다 똑같은 놈들이다"


  우리 정치가 정쟁으로 얼룩질 때마다 들었던 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번 필리버스터 또한, '테러방지법'을 둘러싼 여당과 야당간의 '정쟁'의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유독 이번만큼은, '다 똑같은 놈들'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 없었던 걸까요?


  이번 필리버스터는 시작부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그래서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의원들의 발언을 들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듣다보니, '테러방지법'에 숨겨진 위험성을 알게 되었고,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지금까지 그토록 싫어했던 그 '싸움'에 열광하게 된 것입니다.


은수미 의원님, 정말 멋있었어요(출처 : 오마이뉴스)


"둘 다 나쁜 놈이 아니더라. 우리편이 있더라."


  '테러방지법'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조항들을 가지고 있는지 국민들은 비로소 알게 되었고, '둘 다 나쁜 놈'이 아니라, '이 법을 막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국민)의 편'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관심'이 답이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 필리버스터를 근래에 보기드문 유쾌한 '정치축제의 장'로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둘이 싸운다고 해서, '둘 다 나쁜 놈'으로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둘 다 총을 들고 싸운다고 해서 1980년 광주의 공수부대와 시민군이 '둘 다 나쁜 놈'일 수 없습니다. 일본 제국주의 군대와 독립군이 '둘 다 나쁜 놈'일 수 없습니다.


'좋은 놈'이 있다!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좋은 놈'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치란 어차피 '정쟁'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법 개정으로 싸우고, THAAD로 싸우고, 개성공단 때문에 싸우고, '노동개혁(?)-(개혁인지 개악인지 몰라 이렇게 표현합니다)' 때문에 싸우고.  이럴 때마다 부탁이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셔서, '좋은 놈'들을 찾아내주십시오.


잘 보면, 좋은 놈이 있습니다. 딱 그 놈만 살려주세요.


  이제 4월이면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싸운다고 해서 '다 똑같은 놈'으로 생각지 마시고, '좋은 놈'들만 살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정치,  유쾌하고 시원하게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관심으로, '좋은 놈'만 살아남는다면요. 좋은 놈만 뽑아서, 좋은 정치 만들고, 좋은 나라 만들어 봅시다. 어려운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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